농기계 산업은 새 천년을 맞아 전환기를 맞고 있다.

농업 분야에선 선진국을 중심으로 환경친화와 자동화가 급진전되고 있다.

바이오농법 생명공학 등 첨단 신기술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한국 농업구조도 산업화에 따른 노동력 감소와 농촌 인구의 고령화로 인해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농기계 업체들은 새로운 농업환경에 뒤지지 않기 위해 발빠르게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동공업 동양물산 LG전선(산업기계본부) 국제종합기계 아세아조합기계 등
메이저 5개사는 편하고 안전한 제품을 만드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나이많은 농업 인력을 위해 끌고다니며 작업하는 보행 기종도 타고 다니는
승용 기종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또 24시간안에 부품공급과 수리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신속대응시스템을
가동하고 일부 생산인력을 서비스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윤여두 이사장은 "최근 비중이 늘어나는 밭작물
원예 과수 축산용 농기계와 여성용 특화모델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며
"사후관리 등 서비스체제를 개선하는데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농기계 업체들은 올해 해외시장 개척에도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한국 농기계 시장이 이미 성장의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90년대 초반 1조원을 넘어선 내수 시장은 대부분 신규
수요보다는 대체 수요에 의존하고 있다.

농기계조합 최낙우 과장은 "농업구조가 급변하지 않는 한 내수 규모는
1조-1조1천억원 사이를 맴돌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시장 가운데 주요 공략 대상은 북미 지역이다.

세계 트랙터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릴
경우 세계적인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는데다 대량 수출의 물꼬도 틀 수 있게
된다.

대동공업(대표 한재형)은 지난 93년 설립한 미국 현지법인을 연말까지
직판체제로 개편키로 했다.

지난해엔 28-45마력급 산업용 다기통 디젤엔진에 대해 미국 환경보호청
(EPA) 인증도 받았다.

올해부터 40마력급 중소형 트랙터를 수출, 5년안에 북미 소형 트랙터
시장의 5-6%를 차지한다는 전략이다.

수출규모도 지난해 1백82억원에서 올해 2백55억원으로 늘려잡았다.

대동공업 이기주 이사는 "다기능의 복합모델 전략을 내세우는 일본과 달리
기능이 단순하고 값싼 맞춤형 기종과 철저한 서비스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중국 중앙이시아 등 최근 급성장하는 신흥 시장을 겨냥한 특화 제품 개발도
활발하다.

특히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앞둔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관세를 포함해 40-50% 가량 붙고 있는 세금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국제종합기계(대표 신현우)는 올해를 수출도약의 해로 정하고 지역별
전담팀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수출기종도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은 트랙터,중국은 콤바인과 이앙기,
동남아 지역은 관리기 경운기 등 습지형 농기계, 중앙아시아는 트랙터과
콤바인 등 농업환경에 알맞게 특화했다.

국제종합기계 김영관 과장은 "해외 딜러망을 늘리고 수출 지역별로 자체
부품 및 서비스 공급시스템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정한영 기자 ch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