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간판인 "아래아한글"이 9일로 탄생 10주년을
맞는다.

지난 89년 서울대 공대 학생이던 이찬진씨가 대학내 컴퓨터동호회의
김형집.우원식씨와 함께 아래아한글 1.0버전을 개발, 처음 세상에 선보였다.

아래아한글은 첫제품인 1.0버전부터 지난 6월 나온 아래아한글97
기능강화판까지 모두 430만개가 판매될 정도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전 세계 워드프로세서시장을 석권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MS워드가
유일하게 한국시장에서 고전했던 것도 아래아한글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

아래아한글은 세종대왕의 한글창제원리에 가장 충실한 과학적인 코드체계를
갖고 있는 점도 성공의 원인이었다.

자음과 모음을 조합해 글자를 표현하는 아래아한글의 "조합형 코드체계"가
모음과 자음 구분없이 완성된 글자를 모두 나열하는 MS워드의 "완성형
코드체계"에 비해 한글창제원리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었던 것.

이에따라 아래아한글은 지난 94년 서울시가 정도 600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제작한 타임캡슐에 들어간 유일한 소프트웨어였다.

그러나 아래아한글은 지난 97년 IMF사태로 인한 경영악화와 만연된
불법복제로 인해 한때 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몰렸다가 국민들의 아래아한글
살리기 운동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찬진씨가 최근 한컴을 떠나 "드림위즈"
라는 새 회사를 만들면서 한컴신화를 떠받치던 "이찬진=아래아한글=한글과
컴퓨터"의 등식은 깨졌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