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올 하반기부터 재벌2세 기업인 재산가 등 사회지도층 인사에 대한
철저한 세무검증에 착수키로 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일가의 우회 주식증여와 관련해선 이미 삼성계열사별
로 세무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남 국세청장은 2일 취임 1백일을 맞아 기자들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변칙 상속이나 증여의혹이 있는 경우 어느 누구도 세무조사대상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청장은 "삼성생명 대주주의 주식변동 상황은 지난 6월말 신고돼 현재
전산입력과 분석중에 있다"며 ''탈세혐의가 드러나면 세무조사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 청장은 "사회지도층에 대한 세무검증을 철저히 해 이들이 사회에서
누리는 권리에 상응하는 의무를 다하고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이와 관련, 올해 서울 수도권 등지의 90평이상 고급아파트를
신규로 분양받거나 매입한 1천2백명에 대해 소득원이 제대로 신고됐는지를
조사하고 탈세의혹이 있으면 세무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안 청장은 주식 부동산 등 개인재산과 신고소득을 개인별로 관리하는
국세통합전산망(TIS)을 활용, 고소득자영업자 전문직종사자 등을 포함한
사회지도층의 사전상속과 변칙증여를 차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탈루혐의가 없더라도 재산변동이 많은 사람은 상시 체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세청은 이를 위해 최근 조사인력을 두배 가까이 늘렸다.

안 청장은 현재 진행중인 한진그룹에 대한 세무조사는 보완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기간이 연장된다고 밝혔다.

한진그룹 오너의 거액 외화밀반출 의혹에 대해서는 조사중이므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세계일보와 보광그룹에 대한 세무조사도 역시 아직 진행중인 사안이므로
조사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대전자의 주가조작과 관련, "검찰이 수사중이므로 아직은 세무조사
를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검찰이 수사결과를 통보해 오면 세액계산에
문제가 없는지 검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박민하 기자 hahah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