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주소를 미리 등록해 떼돈을 벌자''

최근 문상혁씨가 엑슨모빌의 인터넷 주소를 미리 등록, 수백만달러를 벌수
있는 기회를 잡자 인터넷 주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 이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가상공간에서 좋은 주소를 먼저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인터넷 주소를 둘러싼 분쟁도 흔히 일어난다.

<>어떤 일들이 벌어졌나 = 미국인 잭 마샬은 최근 컴팩에 자신의 웹사이트
주소명인 "www.altavista.com"을 3백35만달러에 넘겼다.

이는 지금까지 이뤄진 인터넷 주소 거래사상 최고액.

컴팩에 합병된 디지털이큅먼트사는 자사의 인터넷 검색엔진인 "알타비스타"
의 주소를 "www.altavista.digital.com"으로 쓰고 있었다.

마샬이 "알타비스타 테크놀로지"란 회사를 시작하면서 먼저 상표를 등록하고
인터넷 주소를 사용중이었기 때문이다.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는 "www.whitehouse.gov"이다.

그러나 gov대신 com을 쓰면 포르노 사이트, net은 백악관의 패러디 사이트가
나타난다.

인터넷 주소가 미리 등록돼 있어 할수 없이 다른 주소를 등록한 경우도
있다.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공식사이트는 "www.chungjuyung.net"이다.

com으로 끝나는 주소는 이미 등록돼 쓸수 없다.

박세리 공식사이트는 "www.seripark.com".

박선수 성의 영문 표기인 pak을 사용한 다른 사이트(www.seripak.com)가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유명인이나 기업이름을 사용한 인터넷 사이트를 등록하는 것은 돈을
받고 팔 목적.

문상혁씨의 경우도 여기에 해당한다.

이같은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을 스쿼너(도메인이름 사냥꾼)이라고
부른다.

<>왜 이런 문제가 생기나 = 인터넷 주소에는 4개 숫자로 이뤄진 IP주소와
기억하기 쉽게 영문으로 표기한 도메인 이름이 있다.

한국경제신문사의 경우 주소는 210.108.24.137, 이름은 www.ked.co.kr이다.

IP주소는 컴퓨터들끼리 인식하는 주소이며 쉽게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상에서 전화번호나 상호 역할을 하는 이름은 전세계에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아 상호나 상표처럼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따라서 이 주소를 선점할 경우 비싸게 팔 수 있는 것이다.

인터넷 주소는 ".kr"로 끝나는 경우 한국전산원 인터넷정보센터(KRNIC)에
등록한다.

등록비는 무료이며 국내에 사업자 법인기구 단체만 신청할수 있다.

com, gov, net등으로 끝나는 이름은 미국의 인터닉(www.internic.net)에서만
등록할 수 있다.

등록비용은 70달러.

<>꼭 선등록이 유리한건 아니다 = 도메인 이름은 기본적으로 먼저 등록한
사람이 소유권을 갖는다.

이 때문에 유명한 상호나 상표와 같은 것이 많이 생겨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분쟁 발생시 양자간의 화해나 소송을 통해 해결할 수 밖에 없다.

소송의 경우 도메인 이름을 선점한 사람이 패소한 사례가 적지 않다.

라이터로 유명한 지포(zippo)가 대표적 케이스.

패스링크 테크놀로지는 뉴스 서비스인 "지포(Zippo)뉴스"를 운영하며
"www.zippo.com"이란 주소를 사용했다.

라이터 생산업체인 지포사는 지포의 상표권을 침해했다고 주장, 승소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도 소송을 통해 "www.nasa.com"의 사용을 중지시켰다.

NASA사이트(www.nasa.gov)와 비슷해 NASA의 명칭이 상업적으로 사용되는 것
을 금지한 우주법 덕이었다.

< 양준영 기자 tetri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