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지원을 받은 인도네시아.

그나라 보험산업도 초비상국면에 접어 들었다.

앞으로 3년이내 보험사수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국내에서도 이같은 징후를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

지난 80년대말 대외개방이후 등장한 코오롱메트생명이 "합작"이란
접두사를 떼어 버렸다.

한국측 대주주 코오롱그룹은 지난 6일 보유지분 모두(49%)를 파트너인
메트로폴리탄에 넘겼다.

총매각금액은 2백30억원.

액면가 1만원인 1주를 1만4천7백원정도 받은 셈.

메트로폴리탄은 또 2백20억원 증자계획을 수립, 한국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네덜란드생명 대주주인 ING베어링그룹이 지난 2월 1백10억원을 증자해
이회사 자본금을 4백10억원대로 키웠다.

또 미국 보험그룹인 AIG계열인 AIA(생보) AHA(손보) 등도 국내시장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오는 4월 시행될 중개업무 허용 등 추가 개방 조치는 국내 영업패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게 확실하다.

세계시장을 좌지우지하는 J&H 매쉬맥에 이어 올 1월 AON그룹이
독립대리점 법인을 설립, 업계를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스위스 취리히, 프랑스 AGF 등도 국내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계 걸린글로벌 한국사무소 기길련 소장은 "외국보험사들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국내시장을 좋게 보는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외국사 진출은
선진기법 도입 등 긍정적인 면과 함께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업계에
어려움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아래 당국은 늦어도 오는 8월 대대적인 구조조정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급여력기준이라는 무기를 앞세워.

업계로선 사면초가에 들어선 셈이다.

경제난으로 인한 시장위축과 경쟁격화 그리고 외국사의 공세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감독당국마저 업계 재편을 위해 적극 개입할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업계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불확실성 시대일수록 나아갈 길은
분명한 것 같다.

"보장성 상품과 연금 보험등 고유시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이중구
삼성생명 사장) "부업형 모집형태를 철저히 배제하고 경쟁력있는 전문
영업조직을 키워야 한다"(김택기 동부화재사장)는 업계의 소리는 한마디로
기본에 충실한 보험본연의 정도경영만이 살 길이라는 것에 다름 아니다.

구조조정의 선봉장에 서야 할 당국은 우선 부실사를 가르는 잣대를 보다
현실화해야 한다고 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우는 지급여력기준을 현실감있게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이 주도하는 진정한 빅뱅이 이루어지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게 바로
당국의 몫이다.

< 송재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