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새한그룹간의 오디오부문 매각협상이 결렬됐다.

새한그룹 관계자는 25일 "삼성전자 오디오부문을 인수하지 않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오디오사업을 해본 경험이 없어 삼성측에 당분간 판매를
위탁하겠다는 등의 몇가지 조건을 내걸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협상진행중 IMF사태가 터지면서 신규사업 진출이 어렵게 된 것도 협상결렬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그러나 양측의 협상이 결렬된 것은 구조조정기에 새한이 삼성의
인력을 떠안기 어려웠던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새한이 삼성에 3년치 적자 예상분을 감안해줄 것을 요구한 것도
결렬의 한 배경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아직 협상이 완전히 결렬된 것은 아니다"며
새로운 조건 제시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으나 양사간 의견차가 워낙 커
재협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협상결렬에 따라 삼성전자의 대규모 구조조정 작업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삼성전자와 새한그룹은 지난해말 삼성전자의 제너럴오디오(홈오디오
카세트 워크맨)와 비디오CD 등 일부 미디어부문, 자본금 1천2백만달러
규모의 중국 혜주법인을 인수키로 했다고 발표했었다.

새한은 삼성이 오디오부문을 처분하려하자 자사의 미디어부문 기술개발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 이 부문의 인수를 결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