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인수합병(M&A)을 막아라"

외국 기업들의 한국 기업 인수합병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자동차 부품업계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부심하고 있다.

업계는 자사주매입에 나서는가 하면 외국자본을 유치하는 적극적인 대응책
을 펼치기도 한다.

해외자본을 끌어들이는 것은 자금난 해소, 외국회사와의 협력관계 강화,
외국인의 적대적 인수합병에 대한 방어등 일석삼조 효과를 거둘수도 있다.

자동차부품산업은 해외의 사례에서 보듯 인수합병이 빈번히 일어나는 업종.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 구미에선 인수합병에 과감하고
적극적이다.

해외 부품업체들은 특히 세계 5대 자동차시장인 한국에 진출키 위해 그동안
주로 직접 투자를 해왔으나 최근 기업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보쉬 등 일부 기업들은 이미 한국 차부품메이커를 인수했거나 물밑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국 기업들이 노리는 M&A의 우선대상은 우량 상장기업. 만도기계 대우정밀
유성기업 대원강업 동양기전 삼립산업 창원기화기 태양금속 평화산업
한일이화 신창전기 동원금속 공화 등이 이런 부류에 속한다.

반면 한라공조 대우기전 케피코 등 외국 합작사와 두원정공 두원공조 등
비상장 우량기업들의 경우 M&A 위기감을 거의 느끼지 않고 있다.

외국 합작사들의 경우 포드자동차 델파이오토모티브 보쉬 등 해외
파트너들의 비호를 받을수 있고 비상장 기업들은 인수대상의 선택 탐색
가치평가를 내리기가 어려워 인수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외국 기업들이 한국기업 사냥에 나서는 가운데 자동차부품업체들은 다각적
인 경영권 방어책을 찾고 있다.

자동차용 커넥터메이커인 한국단자의 경우 다음달 세계 최대의 커넥터업체
인 일본 시기총업이 신주 전량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실시, 이
회사에 7% 정도의 지분을 내주고 긴밀 협력하게 된다.

종합부품메이커인 대우정밀도 이달 중순 경영권 안정을 위해 일본으로부터
약 7억엔의 우량 자본을 들여오는데 성공했다.

지난달 미국 GM(제너럴모터스)사, 독일 보쉬 삭스사 등으로부터 인수합병의
관심을 샀던 만도기계도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는 1천만달러 이상은 곤란
하지만 일정액의 외자는 적극 유치한다는 입장이다.

전장품메이커인 동양기전의 종업원들은 종업원지주제형식의 "CSE모임"을
결성, 매달 2천여주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식으로 경영권 수호를 위해 합심
하고 있다.

2백여 모임회원들은 월급여와 상여금에서 각각 4%를 갹출해 출자, 현재
전체주식의 약 1.3%인 3만2천여주를 보유하고 있으나 향후 5년내 1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이다.

해외 기업들과의 합작.기술제휴로 튼튼한 연대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M&A
위협에 대처할수 있는 한 방법이다.

신창전기는 최근 폴란드에 합작공장을 가동한데 이어 인도 터키 중국기업
등과도 합작 혹은 기술제휴를 맺는다는 계획이다.

대우정밀은 미국 브리드사의 기술지원을 받아 측면 및 뒷좌석 에어백시스템
의 양산채비를 갖추고 있고 대원강업은 미국의 현가장치 키트업체인
라이드웰사와 기술제휴에 관한 의향서를 체결하고 대형 상용차에 장착되는
현가장치 키트를 개발키로 했다.

<문병환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