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대우그룹과 쌍용그룹간의 쌍용자동차 전격 인수합의에 뒷얘기가
무성하다.

보통 이같이 덩치 큰 "거래"는 한동안 뜸을 들인 후 성사여부가 결정되게
마련인데 "결렬"이 아닌 "성사" 쪽으로 이처럼 빠르게 공식 발표가 이뤄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과 쌍용그룹 김석준 회장은 쌍용 김회장의 제의로
지난달 중순 처음으로 접촉을 갖고 쌍용자동차 인수에 대해 논의.

이후 양측에서 전담팀을 구성, 긴급실무협의에 들어갔으며 지난 6일
인수기본합의서에 서명했고 이 과정에서 두 그룹의 회장도 한두차례 회동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이 선인수 후정산을 통해 인수할 정도로 서두른 것은 지난 6일
기본합의결과를 재경원에 통보한 이후 외부로 흘러나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후문.

<>.쌍용과 대우는 당초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에 원리금을 3년간
상환유예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그러나 조흥은행은 이자상환을 유예할 경우 자산건전성을 요주의로 분류,
대손충당금 부담이 늘어난다며 이자만큼은 정상이자를 내야한다고 버텼다는
것.

결국 조흥은행의 주장이 관철되긴 했지만 대우측은 양보하는 대가로 다시
1천5백억원규모의 자금지원을 요청, 은행들 은들어줄 수 밖에 없었다고.

<>.부채상환 조건에 대해 다른 채권은행들은 "적용금리가 왜 종금사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느냐"며 섭섭함을 표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종금사의 경우 조달금리가 높다는 금리차별의
불가피성을 들어 은행들의 불만을 무마시켰다"며 "채권기관들도 쌍용자동차가
화의나 법정관리로 가지 않은 것에 대해 내심 크게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 김철수.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