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상승의 여파로 비철금속 고철 합성수지 등 각종 원자재의 국내판매
가격이 일제히 오르고 있다.

이들 1차상품의 국제시세는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오히려 떨어지고 있지만
국재원자재상품의 결제통화인 미달러화에 대한 우리나라 원화의 환율상승폭이
워낙 커 수입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지원결정에도 불구하고 환율은 불안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이같은 국내원자재판매가격 상승세는 앞으로 지속될
전망이다.


[ 비철금속 ]

석괴 출고가격이 지난달보다 26%나 급등하는 등 전기동 연괴 아연괴를
비롯한 각종 비철금속류가격이 모두 올랐다.

또 전량수입에 의존하는 니켈값도 큰폭의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LG금속은 7일 석괴의 출고가격을 t당 7백30만원(부가세별도)으로 t당
71만원 인상했다.

이는 한달사이에 무려 26.3%(1백52만원)나 오른 것이다.

또 전기동은 국제시세(LME.런던금속거래소) 11월 평균가격이 t당 1천9백
17달러45센트로 전월평균보다 1백34달러81센트가 떨어졌으나 환율상승으로
출고가격을 t당 2백21만9천원으로 5.5% 인상했다.

전기동 가격 상승으로 건축용 동파이프도 출고가격이 품목별로 3%가량
일제히 올랐다.

L타입 15.88mmx1.02mm 규격이 m당 1천6백30원(부가세별도)에, M타입은
15.88mmx0.71mm 규격이 m당 1천1백70원선에 각각 출고되고 있다.

K타입도 12.70mmx1.24mm 규격이 m당 1천5백40원을 형성하고있다.

고려아연도 아연괴의 출고가격을 SHG기준으로 t당 1백34만원에서
1백39만1천원으로 3.4% 인상했다.

연괴도 t당 68만9천원에서 73만2천원으로 6.2% 올렸다.

이에따라 상가에서도 연쇄적으로 올라 석괴가 t당 8백80만원(부가세포함)
선의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기동과 아연괴도 t당 2백75만원과 1백59만5천원선의 높은 시세를 형성
하고 있다.

연괴와 니켈은 t당 88만원과 9백35만원선에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 고철 ]

외국산고철의 수입가격이 높아지자 수입고철대신 국산고철로 철강업체들의
수요가 몰리면서 국산고철가격이 지난 한달사이에 t당 최고 1만원(7%)이나
올랐다.

이는 올들어 월별로 1천~3천원씩 오른 것에 비하면 엄청난 상승폭이다.

7일 철강협회와 포스틸 인천제철 등 철강업계에 따르면 철근용 고철중
H빔 등 고급고철가격은 현재 t당 14만5천원(공장도착가격)으로 지난 11월초
보다 1만원이 올랐다.

또 일반 중량고철은 t당 13만3천원으로 같은 기간중 6천원가량 상승했다.

업계관계자들은 "고철국제가격은 별다른 변동이 없으나 원화환율폭등으로
수입가격이 크게 오르자 대부분의 철강업체들이 사실상 고철수입을 거의
중단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 대신 국산고철사용비중을 늘리고 있어
이처럼 국산고철값이 급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최근 전기로 1기씩을 증설한 동국제강과 인천제철이 고철확보량을
늘리고 있는 것도 가격상승의 또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국제강이 지난달 증설한 전기로의 시험운전에 들어간데 이어 인천제철도
증설을 끝내고 이달말 시험가동할 예정이다.

철강협회의 한 관계자는 "올들어 지난 10월까지 고철의 평균가격이 지난
8,9월을 제외하고 꾸준히 오르긴 했지만 이번처럼 급등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올해 1월 t당 10만8천원에서 시작된 고철평균가는 통계가 나온 가장 최근
달인 지난 10월 12만9천9백원을 기록, 월평균 2천원가량 올랐다.

업계에서는 환율이 어느정도 안정돼 외국고철수입이 재개될 내년 2월까지는
국산고철가격의 이상급등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 합성수지 ]

LG화학 한화종합화학 대림산업 등은 최근 LDPE(저밀도폴리에틸렌) PVC
(폴리염화비닐) PS(폴리스티렌) 등 합성수지의 12월 국내판매가격을 지난
달에 비해 품목별로 6~14% 인상 조정했다.

국제가격이 대부분 약보합세를 보이는데도 불구, 국내판매 가격이 이같이
인상된 것은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 급등으로 유화업체들의 원가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화종합화학 관계자는 "PVC를 예로 들면 최근 동남아지역 가격이 t당
7백10달러에 거래되고 있어 이를 그대로 수입하더라도 t당 90만원 이상에
판매해야 한다"면서 "그동안 국내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돼 큰 폭의 가격
인상은 힘들기 때문에 t당 86만5천원으로 지난달에 비해 6.1%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t당 87만원에 거래됐던 LDPE는 이달들어 95만원으로 9.2% 올랐다.

HDPE(고밀도폴리에틸렌)는 11월에 t당 66만원이었으나 12월 들어 5만원
(7.6%) 오른 7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관련수요의 극심한 침체로 국제가격이 바닥을 헤매고 있는 PS와 ABS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도 국내판매가는 이달들어 오름세를 나타
냈다.

지난달 t당 85만원이었던 PS는 12월들어 5.9% 오른 9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ABS는 지난달 t당 1백45만원에서 이달들어 1백65만원으로 13.8%나 상승,
합성수지중 가장 많이 올랐다.

업계 관계자들은 계절적인 비수기를 맞아 대부분의 합성수지 국제가격이
내년 1.4분기 까지는 약보합세 내지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국내판매가격은 국내 금융위기가 어떻게 풀려가느냐에 따라 등락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조재현.이정훈.장규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