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환율급상승으로 외무부에 비상이 걸렸다.

전체 예산에서 외화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환율상승으로 인한 예산상의
환차손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올해 외무부 세출예산 4천6백74억여원중 외화예산은 2천9백18억여원
(3억6천4백87만달러)으로 전체의 62.4%에 달하고 있다.

예산편성 당시 환율이 1달러당 8백원에서 지난 8월까지 평균 8백86원으로
인상됨에 따라 이미 1백83억여원이 환차손이 발생했다.

연말까지는 모두 3백59억여원의 환차손이 발생할 것으로 외무부는 예측하고
있다.

외무부 관계자는 특히 "환율상승으로 인해 재외공관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서기관급 기준으로 월평균 3백달러의 감봉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환율상승에 따른 피해는 올해 예산뿐만 아니라 내년 예산에까지
파급될 전망이다.

98년 외무부 예산안 5천1백65억원중 외화예산은 63%인 3천2백47억원
(3억6천79만달러).

지난 3일 현재 환율인 1달러당 9백80원으로 계산할 경우 예산편성 기준환율
(1달러에 9백원)과 80원의 환차이가 있어 모두 2백89억원의 환차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외무부 예산증가율은 97년 예산대비 3.1%가 감액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게 외무부측 설명이다.

정태익 기획관리실장은 "외무부 예산은 전체예산의 1%에도 못미치고 있다"
면서 "국제화 시대를 맞아 외교업무량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예산증액과
함께 환차손을 적극 보전하는 등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건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