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인 불도저 등 외국산 중고 건설장비의 수입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국내의 사회간접자본(SOC) 건설공사붐을 타고 수입되는 중고장비
중에는 중국 등지에서 폐기 직전까지 사용되다 국내로 반입돼 불법
사용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대책마련이 시급한 형편이다.

21일 건설기계공업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7월말까지 미국 독일
등지로부터 중고 중장비의 수입액은 약 1천만달러(9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중국 등과 구상(구상)무역을 하는 오퍼상들이 수출대금
대신 받은 중장비의 유입분까지 포함하면 실제 수입액은 더 많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외산중장비는 그동안 미국 독일 등의 특수중장비를 중심으로 신제품이
주로 수입됐으나 최근엔 출고된지 3~4년 정도 지난 중고장비가 많이
수입되는 추세다.

이는 중장비의 주구매층인 임대업자들이 신제품보다 가격은 싸면서도
성능은 그런대로 보장되는 미국이나 독일산 중고장비를 운영해 높은
이윤을 얻으려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등지에서 고철용으로 수입한 뒤 번호판을
떼고 1~2년 가량 불법으로 공사에 투입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며
"국내 거래질서의 확립을 위해서라도 대응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이영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