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에서 기아그룹까지 대기업의 잇단 부실로 올해 중소제조업체들의
설비투자가 13년만에 가장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중소기업은행에 따르면 2천8백70개 중소제조업체를 표본 조사해
산출한 97년중 중소제조업의 예상 설비투자 규모는 총 5조2천5백20억원으로
작년보다 19% 감소했다.

이는 지난 2월에 조사한 설비투자 예상감소율 8.9%에 비해 10.1%포인트나
떨어진 것으로 이같은 감소율은 기업은행이 설비투자 조사를 시작한 지난
84년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한보, 삼미, 진로, 대농, 기아 등 대기업의 잇단 부실로 중소제조업의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중소제조업의 설비투자를 상.하반기로 구분해 보면 상반기중 설비투자
실적은 2조7천8백34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2.5% 줄었다.

하반기에는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내수부진 등의 영향으로 설비투자가 더욱
위축돼 전년동기대비 25.2% 감소한 2조4천6백86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별로는 중화학부문이 96년 6% 감소에 이어 금년에도 14.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8.9%의 증가율을 보였던 경공업부문은 하반기 44%의 감소율을 기록,
연간으로는 전년보다 26% 감소할 전망이다.

종업원 규모별로는 종업원수 50인미만 소기업은 12.1%, 50인이상 2백99인
이하 중기업은 23%가 각각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