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사태이후 경남 등 일부지역의 어음부도율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는가
하면 종금사들이 중소기업을 상대로 여신회수에 나서면서 지역경제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이경식 한국은행총재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보고된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경남지역 어음부도율은 1.05%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7월의 0.58%와 올상반기 지방전체의 평균어음부도율 0.77%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또 경기도의 경우 지난달 16일부터 7월말까지 어음부도율은 0.98%를 기록,
7월1일부터 15일까지의 0.66%를 크게 앞질렀으며 8월들어서도 0.93%의 높은
부도율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대기업의 1차협력업체가 발행한 어음에 대해 무보증할인을 해줬으나
기아부도이후에는 할인을 기피할 뿐만 아니라 대출금회수에 본격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아시아자동차 협력업체가 밀집한 광주.전남지역의 7월중 어음부도율도
0.82%로 지난 95년말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는 이지역내 금융기관들이 아시아자동차 발행 진성어음의 할인을 꺼리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특히 광주시가 기아부도이후 2백48억원의 경영안정자금을 편성, 긴급
방출했으나 금융기관들의 까다로운 대출심사로 인해 25억원만 소진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 이총재는 이에따라 이날 해당간부들에게 "대기업 부도여파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심리가 중소기업 자금조달애로로 이어지는 일이 없도록
적극 지도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조일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