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 스키등 대표적인 겨울상품이 제철이 아닌 여름에도 잘 팔리는등
계절파괴상품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고있다.

롯데백화점이 지난 20일까지 17일간 실시한 세일에서 브랜드별 매출액을
집계한 결과 추운 겨울에나 입을수있는 진도모피가 영캐주얼이나
여성정장류등을 제치고 매출액기준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진도모피제품은 이 기간중 6억1천3백만원어치가 팔려 영캐주얼의류중
1위에 오른 톰보이(2억3천만원)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단가가 비싸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제철이 아닌때에 좋은 매출실적을
낸 셈이다.

신세계백화점도 이번 세일때 모피제품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았다.

세일기간중 전 점포 모피제품 매출액이 17억2천만원으로 지난해 7월
세일때보다 22%가 늘어났다.

30대이상의 미씨와 마담층을 겨냥한 의류브랜드(타운브랜드)제품
전체매출액이 지난해 세일대비 3.6% 줄어든데 비하면 우수한 성적이
아닐수없다.

이처럼 모피에 손님이 몰린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값이 싸다는 점
때문이다.

수백만원씩 하던 제품을 여름이면 60만-2백만원에 장만할 수 있다.

겨울에 사는것보다 최소한 50%이상 돈을 절약할수있다는 것은 큰 매력이
아닐수없다.

이월상품이란 딱지가 붙긴해도 80% 할인제품도 간혹 눈에 띈다.

모피가 혼수품의 하나로 부상한것도 여름모피고객이 느는 이유중 하나.

가을 결혼을 앞두고 같은 값이면 싸게 사놓으려는 심사다.

스키도 대표적인 계절파괴상품의 하나로 떠올랐다.

뉴코아백화점은 이같은 추세에따라 서울 잠원동 본점 4층에 스키상설매장을
이달초 만들었다.

현재 평일 5백만원, 주말 1천만원정도의 매출액을 올리고있다.

겨울매출의 절반수준이지만 계절을 감안하면 상당한 실적이 아닐수없다.

이 매장에선 중급자용 풀세트(플레이트 바인딩 부츠)를 25만원에
장만할수있다.

제철에 새상품을 사려면 50만원이상이 든다.

이 백화점 관계자는 "스키는 새상품이라해도 디자인이 조금 바뀔뿐 유행을
거의 타지않기때문에 여름에 미리 사는게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강창동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