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OSG의 정태일(54)은 꾸준한 기술개발과 품질제일주의로 어린 시절의
꿈을 실현시켜가고 있는 입지전적 기업인이다.

젊은 나이에 볼트너트제조업체인 신생공업에 입사, 자신이 사용하던
공구가 전량 수입품인 사실을 알고 ''우리나라에서 공구를 만들어낼 기술은
없을까''하는 의문을 품었다.

이같은 남다른 생각이 오늘의 그를 있게한 밑거름이 됐다.

그는 그로부터 20여년후인 지난80년 한국OSG를 설립, 정사장은 수나사를
가공하는 나사전조용 둥근다이스와 평다이스, 절삭공구인 탭, 엔드밀 등
수입에 의존해온 각종 공구를 차례로 국산화해내며 국내 정밀공구산업의
위상을 끌어올렸다.

40년동안 공구 외길인생을 살아오며 절삭공구의 국산화와 품질향상에
앞장을 서온 것.

한국OSG는 국내 탭과 엔드밀시장을 각각 70%, 45%점유하고있다.

특히 자동차 엔진블록의 나사구멍을 뚫는 특수 탭은 자동차4사에 1백%
납품하고있으며 엔드밀은 일본과 인도에 수출도 하고있다.

95년엔 국내처음으로 JIS(일본공업규격)마크도 획득했다.

그만큼 절삭공구에 관한한 품질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정사장의 경영목표 또한 "세계최고의 품질로 세계공구시장을 제패한다"
이다.

지난85년부터 품질관리를 도입한 한국OSG가 품질경영체제를 본격
구축한 것은 94년.

당시 사원들은 야간작업없이 "7시반출근, 5시반퇴근"을 정확히
고수하는데다 "품질은 우리가 제일"이라는 자만심으로 똘똘 뭉친 상태로
품질경영도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터였다.

그러나 문제도출->현황파악->원인분석->대책수립및 실시->성과파악->
표준화->사후관리로 이어지는 QM으로 개선사례가 하나둘 나오면서 사원들은
이전 방식의 낙후성을 깨우치고 품질경영에 힘쓰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다이스공정에서 내경 절삭시 50파이 구멍을 10파이 드릴만으로
뚫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리고 품질도 균일하지않았다.

이것을 다시 10파이 20파이 30파이드릴사용등 여러 방법으로 8단계에
걸쳐 가공했으나 생산성도 낮고 품질또한 좋아지지않았다.

결국 사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한 끝에 전용공구를 자체적으로 개발,
두번만에 이 공정을 완벽하게 해결함으로써 연간 1억4천5백만원의 순수
비용 절감효과를 거두게됐다.

이같은 품질향상에 대한 노력은 바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선일기계 풍광금속등 거래업체에서 "공구품질이 나아져 제품만들기가
훨씬 수월하다"는 인사와 함께 주문도 늘기시작했다.

"회사창립이후 밤에 사무실과 공장불이 켜진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원들과 함께 현장에 앉아 문제가 해결될때까지 밤을 샌적도 있었지요.

그러나 큰 보람을 느낍니다"

정사장의 회고이다.

한국OSG가 공정개선 사무개선 설비자동화 영업개선등 QM을 통해 얻는
효과는 연간 원가절감효과 10억여원.

94년까지 1억3천만~1억5천만원에 달하던 불량손실이 지난해엔 6천만원으로
줄어들었다.

품질불량률도 93년 0.030%에서 94년 0.026%, 95년 0.020%, 96년 0.015%로
급격히 감소되고있다.

1인당 부가가치증가율 또한 94년 32.7%에서 95년 52.3%로, 96년엔
54.0%를 기록했다.

올초 국내중소기업 제1호로 ISO14001인증을 따낸 한국OSG는 올해매출목표를
지난93년 당시 매출액(95억원)의 세배가 넘는 3백억원으로 잡고있다.

< 신재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