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M-NAP"

아디다스코리아(옛 제우교역)를 스포츠의류 분야의 선두업체로 올려놓은
마케팅 전략의 약자다.

여기서 NM은 니치마켓(틈새시장), NAP는 비경기인 판촉(Non-Athletic
Promotion)을 의미한다.

말하자면 운동선수가 아닌 비경기인을 광고모델로 내세워 틈새시장을
파고드는 마케팅 전략이 NM-NAP다.

5년전인 지난 92년말 아디다스코리아는 "스포츠의류 사업을 버릴 것이냐,
아니면 적자를 무릅쓰고 살릴 것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

당시 스포츠의류업체들은 이랜드 헌트 언더우드 등 중저가 브랜드의 공세에
밀려 아사직전이었다.

아디다스는 고심끝에 의류사업을 살리기로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 NM-NAP 전략이다.

아디다스는 운동복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청소년을 겨냥한
틈새시장 창출에 중점을 두었다.

"스트리트볼(길거리농구)" 의류시장이었다.

이 때가 93년초.

그 무렵 국내에는 미국에서 들어온 길거리농구가 청소년들 사이에 일대
붐이었다.

공만 있으면 어디서든 농구게임을 하는 것이 스트리트볼이다.

아디다스는 공 하나만 있으면 어디서나 즐길수 있는 길거리농구에 착안해
옷 하나로 평상복으로도 입고 운동복으로도 입는 캐주얼형 스포츠의류를
개발해 냈다.

헐렁한 7부바지나 7부형 반팔티셔츠 등 "운동복 반.평상복 반" 스타일의
의류를 만들었다.

그전까지는 스포츠용품회사가 꿈도 꾸기 어려운 "이단적인" 스포츠의류였다.

이렇게 해서 틈새시장의 형태는 갖춰졌다.

다음은 스트리트볼 의류를 청소년들에게 알리는 것.

그 방법으로 일반적인 광고대신 비경기인 판촉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썼다.

일종의 모험이었다.

보통 스포츠의류는 스포츠 스타를 모델로 기용해 TV나 신문 잡지에 광고를
한다.

아디다스는 그러나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가수나 탤런트 등 대중스타들을
이용한 판촉전략으로 방향을 돌렸다.

TV연속극이나 쇼 등 각종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대중스타들에게 스트리트볼
의류를 입고 나가도록 한 것.

이들에게 모델료는 주지 않고 옷을 무상으로 줄뿐이다.

학생잡지에도 의상협찬을 하고 있다.

TV와 잡지 등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스트리트볼의류를 자연스럽게 노출
시켰다.

아디다스는 의류광고비를 일절 쓰지 않는다.

연간 1억원어치정도의 의류를 제공하는게 전부다.

이 판촉기법이 큰 효과를 거두자 다른 스포츠의류업체들도 따라하기 시작
했다.

3선 디자인도 중요한 마케팅 전략이다.

아디다스의 심벌마크인 3선을 의류와 가방 모자디자인에 도입하는 3선
디자인 마케팅은 "아디다스룩"이라는 새로운 패션트렌드를 만들어 냈다.

이같은 마케팅으로 아디다스의 의류매출은 지난 4년간 연평균 30%이상
늘어났다.

경쟁업체에 비해 2배가 넘는 높은 성장률이다.

아디다스는 연간 5천억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스포츠의류시장중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 이정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