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원의 이덕림사장은 하루 일과를 PC통신과 함께 시작한다.

우선 하이텔로 그날의 일간지에 뜬 경제기사를 검색, 전반적인 경제동향을
체크한다.

그다음 사내 전자메일로 들어가 사원들이 보낸 편지를 받아본다.

필요할 경우 즉시 전자메일로 답장을 보낸다.

요즘같이 눈이 많이 내리는 철에는 전자메일로 강릉이나 홍성같은 외진
지점의 영업 여직원이 어떻게 활동하는지 근황을 물어보기도 하고 사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킬수 있는 사장의 메시지를 직접 작성해 전자게시판에
올려놓기도 한다.

그리고는 사장 앞으로 날아온 전자결재서류를 검토하기 시작한다.

이사장이 네티즌이 된것은 미원유화사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93년부터였다.

그당시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LAN(구역내통신망)을 갖추고 다시 본사와
공장 지점의 LAN을 서로 연결하는 WAN(광역통신망)시스템을 구축했다.

업무상 이사장은 공장과 지점방문으로 지방출장이 잦았는데 그때마다
지방 사업장에서 컴퓨터를 통해 전자결재하고 전자메일로 직원들과
의견을 나누고 업무처리를 했다.

이사장의 컴퓨터사랑은 단순히 전자결재나 개인적인 정보검색 차원을
넘어선다.

회사전체가 정보에 기초한 정보중심의 조직을 추구하는 경영마인드를
갖고있다.

이사장은 "고객지향의 경영은 상하개념의 관료적 조직이 아닌 정보에
기초한 수평적 조직에서만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같은 맥락에서 이사장은 지난 2월부터 회사전체에 그룹웨어를
도입했다.

지금까지 아무리 소소한 금액이라도 경비가 발생할 때마다 부서별로
전표를 발행해왔다.

그러나 이 새로운 시스템도입으로 회사내에 전표가 사라졌다.

이밖에 회계프로그램 인사 영업 마케팅 물류등의 관리업무 데이터베이스화
각종 경영정보의 공유, 문서작성과 결재, 인터넷을 통한 정보검색같은
커뮤니케이션수단등 모든 업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할수 있게 됐다.

이사장은 "이는 단순히 외형적으로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구축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정보의 공유를 통한 새로운 가치창출"의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일반기업들이 대부분 중앙집중식 정보시스템인데 비해 미원은 사용자
중심으로 부문별 프로그램을 도입하도록 다운사이징화 되어있다.

또 거의 전공장 영업사원들에게 PC를 지급했다.

이처럼 미원이 한발 앞선 신정보시스템을 구축하게 된것은 최고경영자인
이사장의 컴퓨터사랑과 이를 활용한 새로운 가치의 창출에 대한 신념때문에
가능할수 있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