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노동운동의 대명사격이던 조선소 노조원들이 작년말 노동관계법
기습처리로 확산되고 있는 이번 파업에서는 의외로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눈길.

연쇄파업의 기폭제 역할을 했던 과거와 달리 노조원들이 파업에 거의
참여치않고있는 것.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의 경우 작년말 3일간 1천여명만 파업에 동참했을
뿐 2만2천여 노조원 대부분이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대우중공업 옥포조선소 역시 8천여 노조원이 별다른 동요없이 조업하고
있으며 한진중공업도 80% 이상의 조업률을 보이고 있어 화이트칼라
노조로까지 파업이 확산되고 있는 최근의 노동계 분위기와는 대조적이라는
설명.

민주노총의 주축세력으로 알려진 조선 노조가 이처럼 "이변"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업계는 나이 때문으로 분석.

한진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의 노조원 평균연령은 42세.

대우중공업도 36세로 높은 편이다.

조선소중에선 가장 강도높은 파업을 하고 있는 한라중공업의 26.6세와
10살이상 차이가 난다.

결국 업계는 40세 안팎의 "고령"노동자들은 자녀들의 학자금 등
가족부양에 대한 책임감이 커 파업에 동참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파업이 진행되면 전공정이 마비되는 자동차 등과는 달리
수작업이 많아 대체인력투입이 비교적 쉬운 것도 한 원인이 되고있다는
설명.

<이영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