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선정된 신규통신사업자들이 요즘 색다른 고민에 빠졌다.

내년이후 서비스개시를 앞두고 이제부터 이미지제고를 위한 홍보를 시작
해야 하는데도 홍보용 달력조차 만들지 못하는등 마땅한 홍보거리가
없어서다.

이들 신규통신사업자가 통신사업자의 영업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홍보
전략 마련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은 정보통신부로부터 아직 사업자식별번호를
받지 못한 때문이다.

유사한 서비스를 하고 있는 한국이동통신과 신세기통신이 "011"과 "017",
지역무선호출사업자들이 "015"등의 사업자식별번호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신규통신업체중 가장 애를 태우고 있는 업체들은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들.

이들은 이동전화서비스 업체들이 식별번호를 알리기 위해 엄청난 돈을
들여 광고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자신들은 아무런 대응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있다며 은근히 정통부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물론 정통부도 식별번호 부여를 둘러싸고 입장이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9월 신규통신사업자 식별번호 부여에 관한 공청회를 열고 LG텔레콤등
3개 PCS사업자의 식별번호로 018X의 네자리번호를 부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가 "사면초가"의 처지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동전화의 식별번호를 3자리로 놓아둔채 PCS사업자에게 4자릿수를 부여
하는 것은 공정경쟁을 어기는 처사라고 주장하는 PCS업체들의 거센 반발과
200만명이 넘는 가입자에게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3자릿수를 고수해야
한다는 이동전화업체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쳐서다.

정통부는 이같은 사업자간 이해와 전화번호광역화등 식별번호를 둘러싸고
얽혀 있는 사안들을 절충해 12월말께나 식별번호를 확정할 방침이어서
신규통신사업자의 내년도 홍보용 달력을 받아 보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 김도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