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판매업체들이 미국 등 자동차 선진국에서는 결함이 발견돼
공개적으로 리콜이 실시된 자동차를 수입해 팔면서도 해당차의 결함 시정
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소비자 잡지 "컨슈머 리포트"에 게재된
리콜사례 가운데는 국내에서 시판되는 차량과 같은 종류의 모델이 많지만
국내 수입차업체들은 독일 벤츠의 수입업체 한성자동차가 단 한번 리콜을
실시했을 뿐 그밖의 업체들은 전혀 공개리콜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크라이슬러의 경우 올들어 미국에서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차종의
리콜 사례만 해도 스트라투스,체로키등 6건에 이르며 대상차종도 57만여대나
됐지만 국내에서는 리콜을 실시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미국에서 실시된 크라이슬러의 리콜 사유는 대부분 화재위험, 브레이크
결함등 안전에 크게 위협을 주는 결함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미국에서는 화재위험을 이유로 740i, 740iL, 750iL 등 3개 모델
1만8천대를 리콜한 독일 BMW의 수입업체 BMW코리아 역시 국내에서도 같은
모델을 판매하고 있음에도 불구, 공개적인 리콜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밖에 GM의 수입업체 인치케이프 코리아와 포드의 국내 직판법인인
포드코리아도 현지에서 결함이 있는 국내 수입모델에 대해 공개 리콜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교통부와 소비자보호원 같은 정부기관이 나서서
해외에서 리콜대상이 된 차량의 결함 여부를 파악해 문제가 있으면
국내에서도 리콜을 명령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