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제품시장 개방으로 분유 치즈등의 수입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유가공업체들의 국산원유 수요가 급감, 90년 하반기부터 지난해까지
만성적 품귀현상을 보여온 국산원유가 4년여만에 공급과잉으로
반전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학교우유급식이 중단되는 유제품비수기인 7,8월에는 공급
과잉에 따른 우유가격폭락이 예상되고 있으며 낙농가의 수입감소에
따른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연중 유제품수요가 피크를 이루는 5월 성수기를
맞았는데도 매일유업 빙그레등 일부 유가공업체들은 오히려 원유가
남아돌고 있다.

서울우유 남양유업등은 아직까지 원유수급을 맞추고 있으나 수요가
줄기 시작하는 6,7월부터는 공급초과를 예상하고있다.

매일유업은 하루평균 집유량 5백80여t중 30여t이 매일 남아돌고
있다고 밝혔다.

이회사는 이달들어 시유판매량이 하루 4백10t(2백 기준 2백5만개)으로
지난해보다 17%정도 늘어났으나 치즈 분유등 유가공제품생산에 사용한
원유는 완제품수입증가 탓으로 지난해 2백10여t에서 올해 1백30여t으로
감소했다.

하루평균 원유 3백77t을 집유하고 있는 빙그레도 최근 남아도는 원유
30여t을 광주공장에서 분유로 가공하는등 과잉원유 대책마련에 나섰다.

이회사는 투게더 그라시아등 고급아이스크림제품에만 국산원유를
사용하고 기타 빙과제품에는 수입혼합탈지분유를 쓰고있다.

서울우유의 경우 하루평균 집유량 1천3백60여t중 1천2백여t을 시유로
생산하고 나머지 원유를 치즈와 분유생산에 투입,수급조절에 어려움이
없으나 7,8월께는 원유가 남아돌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남양유업은 하루집유량 6백80t중 3백80여t을 시유로 생산하고 나머지
3백t을 발효유(1백20여t)와 분유(1백여t)생산등에 사용,수급을 맞추고
있다.

유가공업계는 일부업체에서 시작된 원유공급초과현상이 업계전체로
확산될 경우 시유판매확대를 위한 덤핑판매와 유가공업체들의 축산농가에
대한 지원축소로 야기되는 국내낙농업의 위축을 우려하고있다.

< 현승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