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부품상태로 수출,해외현지에서 조립.판매하는 KD(Knock Down.
현지조립)수출이 올해 크게 늘어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만5천8백20대에 불과했던 국내자동차업계의
KD수출은 올해 현지조립지역 확대에 힘입어 1백95% 늘어난 13만5천3백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체별로는 가장 많이 계획한 곳이 기아자동차로 7만대.이는 지난해보다
50.0% 늘어난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3만9천7백대를 목표로 잡고 있다. 10배가 늘어난 규모이다.

지난93년 캐나다공장 가동을 중단한 이후 다시 본격적인 KD수출에 나서는
것이다.

쌍룡자동차는 6백대(1백%)를 부품상태로 수출한다.

대우자동차는 올해 처음으로 KD수출에 나선다.

계획물량은 2만5천2백대. KD수출지역도 크게 확대된다.

지난해 9개국에서 필리핀 인도등 8개국이 추가돼 17개국으로 크게
늘어난다.

특히 기아와 쌍룡은 업계 처음으로 유럽에서 현지조립을 시작한다.

자동차업계가 KD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관세및 비관세장벽을
뛰어넘기 위한 노력이다.

후발개도국들은 자동차수입 억제를 위해 대체로 완성차의 수입관세를
60% 이상으로 높게 책정해 놓고 있다.

반면 조립생산을 위한 부품수입은 산업육성차원에서 낮은 관세를 매기고
있다.

유럽등 선진국도 수입물량을 조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국산 자동차의 시장점유율확대로 국내산업이 피해를 입을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수출국의 고용증대및 부품구매를 통한 현지화가 자동차업계의
새로운 수출전략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또 KD수출은 현지업체가 한번 차종을 결정,라인을 설치하면 거뜬히
5--10년은 부품을 공급할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컨대 지난92년 대만과의 단교로 완성차수출은 재수교이후인 지금까지
중단되고 있는데 반해 기아자동차의 KD수출은 전혀 지장을 받지 않고
있다.

안전한 수출의 지름길인 셈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11일 이집트에서 KD생산을 시작를 시작했다.

KD수출지역을 태국 짐바브웨등 3곳으로 늘리게 됐다.

이회사는 올해를 KD수출 확대기로 잡고 있다.

필리핀 베트남에 대한 KD수출에 처음 나서며 인도에도 부품공급을 위해
현지업체와 협상을 진행중이다.

현대는 지난93년7월까지 캐나다 브로몽공장에 쏘나타 를 공급했으나
공장가동중단으로 지난해 KD수출 물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기아자동차는 올해 독일 카만사에 스포티지를 부품상태로 수출한다.

국내업계 첫 유럽현지조립이다.

카만사는 벤츠 BMW의 컨버터블 카(지붕을 여닫을수 있는 승용차)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의 전문업체이다.

이곳에서 생산할 물량만도 올해 9천대이다.

이와함께 나미비아에 처음으로 농촌형트럭 세레스를 KD로 공급한다.

기아로서는 첫 아프리카시장 현지조립이다.

차종도 다양화한다.

대만에 아스파이어(국내명 아벨라),필리핀과 베트남에 베스타,파키스탄
에 프라이드를 새롭게 선보인다.

대우자동차는 이달 이란을 시작으로 KD수출을 시작한다.

3월까지는 인도네시아 인도 베트남에 부품공급을 시작한다.

하반기에는 루마니아 필리핀에 대한 수출도 시작한다.

올해 KD수출지역 확보계획은 모두 6개국이다.

특히 루마니아의 조립공장은 지난해 대우가 인수한 자체공장이다.

KD수출차종은 르망레이서와 씨에로 에스페로등이다.

쌍룡자동차는 지난해까지 베트남에만 KD수출을 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KD지역을 중국 유럽등 3개지역으로 확대한다.

유럽의 현지조립지역은 쌍룡차가 각광을 받고 있는 스페인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