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페소화평가절하 조치로 빚어진 "멕시코 경제위기"가 장기화조짐을
보이면서 우리나라의 대멕시코 수출에 제동이 걸렸다.

국내 20여개 현지진출업체는 현지공장의 가동을 중단한채 5천만~6천만달러어
치 상당의 재고처리에 부심하고 있다.

13일 대한무역진흥공사 한국무역협회및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대우전자
현대정공등 국내 20개 멕시코진출업체들은 현지 공장의 제품출하를 잠정 중
단하거나 임가공수출로 전환하고있다.

대멕시코 수출업체인 LG(럭키금성)상사와 현대종합상사 한국타이어 아남전
자 대금실업 (주)농심등 2백40여개사도 멕시코 소비자의 구매력이 현저히
감소하자 대멕시코 수출을 사실상 멈추고 있다.

일부 멕시코바이어들은 이미 체결된 직물류및 타이어등의 수입주문까지 철
회하고 있다고 업계관계자들이 밝혔다.

이들 업체는 현재의 위기상황이 최소한 올상반기까지 영향을 미쳐 5억~6억
달러의 대멕시코 수출감소를 초래할것으로 보고 수출지역 다변화등의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멕시코에 13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현대정공및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새한미디어등 20여개 업체 관계자들
은 페소화의 가치가 최근 15일여 사이에 40% 이상 폭락,현지 인건비와 기타
비용절감등의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경제불안심리와 투기성달러화의
가수요로 현지 사업여건이 최악의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대멕시코 진출업체는 연말연시를 겨냥해 생산한 컬러TV및 컨테이너트
레일러 비디오카세트 TV부품등 5천만~6천만달러어치를 재고로 쌓이자 제품출
하를 잠정 중단하고 있다.

이들 대멕시코 수출업체는 "페소화 평가절하에 따른 현지의 수입가격 인상
효과가 발생한데다 자금사정 악화로 멕시코수입상의 활동이 중단된 상태"라
고 전하고 "지난해말까지 멕시코에 수출한 외상대금의 회수도 당분간 어려
울것"이라고 밝혔다.

< 김영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