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특파원] 한국을 비롯한 주요 무역국들은 23일 제네바에서 열린
가트(관세무역일반협정) 이사회 월례총회에서 미국의 슈퍼301조 부활결정이
어렵게 성사된 우루과이라운드(UR) 체제의 출범을 위태롭게 하는 악의적인
조처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특히 한국은 미국정부에 대해 이같은 결정을 즉각 철회하도록 촉구하는 등
강도높은 비판을 가했다.

이달초 미국정부의 슈퍼301조 부활결정 이후 이날 처음으로 열린 관세무역
일반협정(GATT) 이사회에서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동남아국가연합
(아세안), 홍콩, 호주, 아르헨티나등 주요 회원국들은 차례로 발언권을
얻어 일방적 무역보복을 의미하는 슈퍼301조야말로 다자체제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세계자유무역질서를 뿌리째 뒤흔드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비판에 대해 미국의 앤드류 스톨러 GATT주재 부대표는 "슈퍼301조
의 목적은 미국시장을 폐쇄하려는 것이 아니라 타국시장을 좀더 개방하려는
것"이라면서 "이는 자유무역 창달이라는 GATT 원칙에도 일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허승 주제네바대표부 대사는 미국의 결정이 극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전제, "시장개방은 다자적으로 해결돼야지 일방적으로 부과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면서 슈퍼301조 부활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허대사는 또 "UR체제가 출범하기도 전에 미국이 이를 시련에 빠뜨리고
있다"는 피터 서덜랜드 GATT 사무총장의 말을 상기시키면서 슈퍼301조는
다자간 자유무역체제를 혼란에 빠뜨릴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사회는 슈퍼301조와 관련한 분쟁해결패널의 설치등 가시적인
결정은 내리지 않았으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GATT 규정에 위배
되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한 실무소위를 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