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의 직원수는 작년말현재 2천6백69명이다. 임원은 11명. 임원
한명당 직원 2백42명이다.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산업리스의 직원은
2백53명. 임원은 10명. 임원 한명당 직원 25명이다. 대구의 대동은행.
이회사의 직원수는 1천6백49명. 임원수는 8명. 임원 1인당 직원
2백6명이다. 대동은행의 자회사인 대동리스의 직원은 32명. 임원은 6명.
임원 1명당 직원 5.3명꼴이다.

리스회사임원은 규모에 비해 한마디로 많다. 수적으로 많을뿐더러 격도
높다. 72년 가장 먼저 설립된 산업리스. 이회사 10명의 임원은 회장(1명)
사장(1명)감사(1명)부사장(7명)으로 구성되어있다. 부사장 7명중엔 3명이
수석부사장이란 타이틀을 갖고있다. 서울사중 국민리스 부사장이 4명이며
제일씨티리스도 3명이다. 규모가 적은 지방리스사들도 부사장이 많기는
마찬가지다. 기업리스 대구리스가 4명,외환리스가 3명이다. 중앙리스 중부
리스 전은리스 광은리스등도 2명씩이다.

임원들은 또 너무 자주 바뀐다. 25개 리스사는 모두 은행자회사(신보리스는
신용보증기금의 자회사)이다. 우리나라 은행자회사는 아직까진 은행에서
퇴직한 임원을 배려해주기위한 자리의 성격이 짙다. 정부에서 지방투자금융
회사와 리스사가 합병을 통해 종금사로 전환하도록 그토록 유도했으나 은행
측의 반대로 한건도 성사하지 못했다는데서도 이를 엿볼 수있다. 그러다보니
리스임원들은 대부분 본인들의 능력과는 관계없이 퇴임하는 은행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어야한다. 이런 이유로 리스사임원들은 연임이 어렵다. 기업
리스의 경우 기업은행에서 임기 2년의 감사가 사장으로 나오는게 어느덧
관례가 됐다. 전임 류문희사장도 임기 3년을 다채우지 못했다. 2년만에
사장자리를 기업은행 후임감사인 이동재현사장에게 물려주어야했다.

은행들의 주총이 2월말끝났으니 5월말 리스회사주총때까지 리스사 임원들은
가시방석이다. 누가 "내자리"로 밀고들어올지 예측불허인 탓이다. 지난달
신한리스의 박용건사장이 신한은행전무로 화려하게 컴백했으나 이런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대부분 리스회사 임원을 마지막으로 나간다.

임원들도 물론 잘만하면 영업에 큰 보탬이 된다. 어느정도 안면장사인
우리나라 리스업계의 현실에선 더욱 그렇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엔
불필요한 과다비용지출의 원인이 된다. 안타깝게도 후자가 우세하다는게
업계의 지적이다. 리스노조의 사측에 대한 제도개선요구엔 "임원수축소"가
단골메뉴로 들어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임원들의 처지가 이정도니 임기동안 뭘한다기보다는 "대과없이" 마치고
나가는게 최선이라는 생각들이 많다. 이는 회사들의 영업실적을 보면
그런대로 나타난다. 선발3사중에서 인원과 외형(영업수익)이 비슷한
산업리스와 개발리스의 92회계년도 당기순이익이 부사장이 7명인 산업
리스는 1백76억원,1명인 개발리스는 2백59억원이었다. 84년에 같이
설립된 한일리스와 국민리스중 부사장이 1명인 한일리스(자본금 4백억원)의
순이익이 1백90억원으로 부사장이 4명인 국민리스(3백50억원)의 86억원보다
훨씬 많었던 것도 결코 우연만은 아니라는게 업계의 평가다.

리스업계의 임금이 그동안 2금융권중에서도 높은축에 속했다. 토요일도
격주로 쉬는 회사가 많다. 이처럼 근무조건이 괜찮은 것도 이런 역학관계와
맞물려 해석하는 견해도있다. "한마디로 경영진과 노조측의 이해가 맞았다
고 봐야지요. 은행내부경쟁에서 밀려 자회사로 내려온 경영진들은 자신들이
언제까지 경영할지도 모르는데 노조와 싸울 필요가 없지요. 따라서 임금을
올려주고 자신들 임원보수나 퇴직금을 올리는 누이좋고 매부좋은 것이지요"
리스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고참부장의 전언이다. 많은 임원수가 경영에
프러스요인인지 마이너스요인인지 더욱 궁금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육동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