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공개입찰을 통해 대한중석을 인수한 거평그룹에대해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있다.

92년에 구 덕수중학교 부지를 사들여 주목을 받은데 이어 지난해엔
거평주가가 상장사중 최고상승율을 기록, 화제가 됐고 이번에 다시
대한중석을 6백61억원에 인수, 엄청난 재력을 과시했기때문이다.

거평은 현재 (주)거평 거평건설 거평관광 거평식품 거평개발 거평
메디스클럽 등 6개 계열사를 거느리고있다.
6개회사 전체의 자본금이 1백75억원, 종업원수가 4백80여명, 매출액이
1천억원정도의 중견그룹이다.

이들 6개회사를 이끌고있는 나승열회장(49)은 전남 나주군 문평면
북동리 빈농출신이다.

가난때문에 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그는 67년에 상경, 중소
전자업체에 다니며 독학으로 경리를 익혔다. 삼강산업 경리부장을
끝으로 직장을 그만둔 그는 79년 금성주택(현 거평건설)을 설립,
사업에 손을댄 이후 건설업으로 재력을 쌓은 입지전적 인물이다.

-거평이 많은 땅을 보유하고있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실제로 자산이
얼마나 됩니까.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이어서 정확한 액수는 알수없습니다.
현재 의류도매센터를 설립중인 구 덕수중학교부지 4천3백여평, 서울
논현동 거평 사옥 땅 2천2백여평, 경기도 용인읍 고림리 물류센터부지
3만2천여평, 서울 광장동 아파트용지 8천5백여평, 서울 역삼동 나대지
5백여평 등이 주요 부동산입니다.
자산을 모두 시가로 환산하면 4천억-5천억원정도가 되지않나 생각합니다.

-재산을 어떻게 모으셨습니까. 또 재산이 불어나게된 계기는 무엇인지요.

*79년에 금성주택을 세우고서 처음엔 고생이 많았습니다.
평창동 서초동 사당동 등지에 연립주택을 지어 파는 사업이었는데
분양이 제대로 안돼 애를 먹은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었거든요.

10년이상 고생을 하다가 88년하반기 서초동에 오피스텔을 2차례 지어
분양한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여세를 몰아 89년엔 논현동에 지금의
거평 사옥을 건립했고 92년 을지로6가 덕수중학교 부지를 매입, 기업
으로서의 기반을 탄탄하게 닦은거지요.
물론 금성주택을 운영하면서 기회가있을때마다 군데군데 땅을 사두
었던게 큰 힘이됐습니다.

-대한중석을 인수한 배경은 무엇입니까.

*나는 건설업으로 성장했지만 건설업자체에는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있어요.
너무 거칠고 위험부담이 많기때문입니다.

오래전부터 건실한 제조업체를 경영해보는게 꿈이었지요.
내용은 좀 다르지만 대동화학(현 거평)을 인수한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수있습니다.

-대한중석을 좀 비싸게 산게 아니냐는 얘기가 있습니다.
인수자금조달방안을 세워졌는지요.

*당초 생각보다는 액수가 조금 올라간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내 회사를 만들려면 확실하게 만들자는 판단으로 6백61억원을
써넣었습니다.

자금은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모으기 시작했기 때문에 조달에 큰
어려움이 없어요.
구 덕수중학교분지 의류도매센터 분양이 잘돼 덕을 보고있지요.
오는 11일 치를 잔금까지 다 마련해 놓았습니다.

-기업을 창업하기보다는 주로 인수를 하는데 무슨 이유가 있나요.

*한마디로 기업을 새로 만들어 운영하는데에는 자신이 없습니다.
대신 나는 경리실무에는 누구보다도 밝습니다.
직장생활을 할때 늘 경리를 봐왔어요.

삼강산업에 입사하게 된것도 이 회사가 71년분 결산을 못마추던중
그걸 완벽하게 맞춰준다는 조건으로 특채된것이었으니까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기업을 인수하는데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있으면 자금사정이 좋지않은 기업을 계속 인수해
나갈겁니다.

-대한중석을 건실한 업체로 키워나갈 방안은 세우셨습니까.

*대한중석은 현재 활기를 잃은 회사입니다.
이 회사에 활기를 주려면 과감한 시설투자와 함께 경영혁신이
뒤따라야합니다.
1-2천억원정도의 시설투자를 하고 전문경영인을 영입, 5년이내에
매출액을 3천억원대로 끌어올리겠습니다.

-대한중석이 보유한 부동산을 어떻게 처리할까에 대해서도 관심들이
많은데요.

*불필요한 땅은 팔아서 대한중석 시설을 늘리는데 투자할 생각입니다.
명동영업소부지 부산영업소부지 등에는 오피스빌딩을 지어 금융기관
같은데 분양하는 방안을 강구중이지요.
강원도쪽에 갖고있는 1천2백만평에대한 광권(채굴권)은 그대로 존속
시킬 방침입니다.

-유통업에도 관심이 많으시지요.

*구 덕수중학교부지에 의류도매센터를 건립하고있는 외에 오는 6월
에는 용인 유통단지조성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또 오는 9월에는 2천만달러를 들여 미국 LA에서 대형 도매센터를
매입하고 내년 5월께는 역시 LA에 창고형 할인스토아를 건립, 대미
수출의 전진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도 세워져있습니다.

-사업을 하는데 신조같은것을 갖고 계십니까

*기업주는 운전수라는 생각을 늘 합니다.
몇십억원까지야 개인재산이라고 할수있겠지만 백억원을 넘어서면 그건
더이상 개인재산이 아니지요.
기업주는 그 재산을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성실하게 관리만
해주는 것 뿐이라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