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리베이트(특별이익)제공 등 모집질서
문란행위가 업계 자정 노력으로 과연 결실을 맺을수 있을까.

손보협회는 17일 업계사장단회의를 소집, "94년 모집질서 정상화
추진계획"을 확정하고 가입자나 모집조직에 대한 과도한 리베이트제공
등 불법부당행위를 척결할때까지 자기혁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공식선언했다.

이석용손보협회장은 "보험경영에 대한 업계 주변의 시각은 극히
부정적이며 업계 자율적인 치유능력까지 의심받고 있다"며 "성장
발전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자체 정화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손보업계 사장단도 이에 동조해 영업비용지출을 철저하게 점검하고
갈수록 수지가 악화되는 자동차보험의 과당경쟁을 막기 위해 회사별
부당지원을 일절 금지하자고 의결했다.

이같은 손보업계 사장단회의는 한국자동차보험이 직접 연루된 "국회
돈봉투사건"이 손보업계 전체의 문제로 비화되는 양상을 보이는 싯점에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사실 "국회돈봉투사건"으로 보험감독원이 한국자보에 대한 특검이
실시되자 업계 전반에 걸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갈수록 수지가
악화되는 자동차보험의 가격인상요구은 "물건너 간"사항이 됐으며
서비스업종인 손보사에 대한 일반의 이미지도 땅에 떨어질대로 떨어
졌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 실정이다.

주변의 시각이 극히 부정적이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는 손보협회
이회장의 언급도 같은 맥락에서 받아들일수 있다.
이날 사장단모임에서도 이같은 상황을 의식해 <>회사직원에 의한
화재보험영업범위를 공장물건으로 확대하고 <>대리점수수료의 지급
체계를 재정비하며 <>유령대리점 등 비가동 영업조직을 일소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이 채택됐다.

또 삼성 럭키 국제 등 주요손보사들은 변칙영업행위의 대명사인
금융형상품의 연납판매를 일절 중단하는 조치도 취하는등 개별회사별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사장단 결정및 각보험사별 대책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히 많다. 작년3월 신정부 출범이후 불어온 사정바람을 이용해
모집질서 확립을 위한 사장단 결의가 있었으나 결과는 기대에 훨씬
못 미쳤다. 한국자동차보험은 검찰수사결과 63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금융형상품 변칙 판매를 위한 리베이트재원으로 활용한 사실이 드러났고
11개 손보사 모두 "모집질서 유지에 관한 상호협정"을 위반해 제재를
받았다. 업계자체적으로 작년말 대형대리점을 상대로 실시한 자동차보험
모집질서 점검에서도 무자격자에 의한 모집행위등 66건의 불법사항을
적발했다. 아무리 위에서 "질서"를 외쳐도 일선에선 먹혀들어가지 않고
있는 셈이다.

본사나 일선영업조직이나 모두 자체정화에 뜻이 없었다는 얘기도 된다.
업계일각에선 삼성 현대 럭키등 손보시장을 주도하는 대형사가 앞장서
정도영업을 하면 모집질서가 자연히 바로잡힌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가격구조가 크게 왜곡된 자동차보험 요율의 조정이 선결과제라는 지적도
있다.

모두 옳은 얘기일수 있으나 문제해결의 실마리는 업계의 병폐를 업계
스스로 바로잡아야 한다는 손보사 경영층의 확고한 의지와 실천이라는데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