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저축이라고해봐야 최장5년이다. 30년짜리는 절대 허용할 수없다"
"국민들의 저축의식고양을 위해서도 장기저축은 필요하다" "대출수요가
일어나기 시작하면 통화부담은 걷잡을수 없게 된다" "20년후에는 전체적
으로 주택자금수요가 감소할 것이다. 따라서 큰 부담은 되지 않는다" 지난
92년 한국은행은 두달여동안 이런 "논쟁아닌 논쟁"을 벌였었다.

대상은 통화신용정책을 책임지는 중앙은행으로선 전혀 격이 맞지않은
주택은행. 바로 "차세대주택종합통장"의 인가여부를 둘러싼 "논쟁"이었다.
주택은행이 차세대통장의 인가를 신청한 것은 92년4월. 10여차례 약관을
고쳐 최종 인가를 받은 것은 시판일직전(92년6월16일)인 6월10일께였다.
"통장까지 다 인쇄가 끝난 상태였습니다. 인가만 기다리고 있었던거죠.
자칫하면 통장이 통째로 무용지물이 될뻔 했습니다"(이종오 당시 신상품
개발팀장).

이런 우여곡절끝에 차세대통장은 태어났다. <>발매 한달만에 1백만계좌
돌파<>6개월만에 2백만계좌 돌파했다. <>기네스북등록<>금융상품 최초의
상품권(서비스표)등록<>16개월만에 3백만계좌돌파<>20개월만에 가입금액
1조원돌파등. 각종 기록을 수반한 이 통장은 금융계뿐만아니라 사회전체적
으로 "차세대신드롬"을 몰고왔다. 급기야는 국민은행을 시작으로 조흥
한일 상업 신탁 외환 보람은행등 대부분 은행이 "염치불구하고" 차세대
유사품을 양산하기에 이르렀다.

"차세대통장"으로 주택은행은 일약 신상품개발의 선두주자로 부상했다.
그후에도 집을 팔때도 돈을 빌려주는 "주택매매우대예금"(93년3월16일)을
비롯<>시장실세금리를 보장하는 "스페셜개발신탁"(93년11월29일)<>만기가
된 적립식예금을 대상으로 한 "또한번알찬예금"(93년12월27일)<>근로자장기
저축계약기간연장(94년1월3일)등 다른 은행으로 하여금 자존심을 꺾고 모방
하지않으면 안되도록 만든 상품들이 잇달았다.

주택은행의 신상품개발주도은행이라는 명성의 뿌리는 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77년 주택은행은 "주택저축예금"이란걸 선보였었다.
이것이 바로 대표적 은행고유계정상품이된 저축예금과 자유저축예금의
모태이다. 오는 4월부터 시중은행들이 취급할 "장기주택마련저축"도
실무작업의 주역은 주택은행이었다.

주택은행이 이같이 신상품개발에관한한 독보적 존재로 자리잡은데는
주택자금을 대출해준다는 "독점적 지위"가 밑바탕이 됐음은 부인할수없다.

그러나 다른 시중은행들마저 모방할수밖에 없는 상품을 내놓는데는
주택자금대출외의 다른 노하우가 있다. "특별히 노하우라고할게 뭐
있겠습니까. 많은 서민들을 대상으로하고있는만큼 그에 걸맞는 상품을
내놓으려다보니 다른 은행과는 차별화된 상품이 나온것 뿐이죠. 굳이
꼽는다면 창조정신에다가 신상품개발에대한 조직적인 팀플레이를
들수있겠습니다" <심종린부행장>

주택은행의 신상품개발팀은 팀장(황태원과장)을 포함 모두7명. 그러나
이들은 어떻게보면 실무작업팀에 불과하다. 시장개발부37명이 광의의
신상품개발팀이다. 필요에따라 구성되는 관련부서모임의 멤버들도 신상품
개발의 조직원이다. 줄잡아 50여명이 3개월여동안 하나의 신상품개발에
참여하고있다.

신상품개발의 처음단계는 아이디어만들기. 고객의 기호,선진국들의
신상품동향,다른 은행의 움직임등을 종합고려해 신상품개발은 시작된다.
이어지는 작업이 초안작성,대출등 부대서비스와 금리등 전반적인 상품의
윤곽이 이때 드러난다. 그 다음이 관련부서회의이다. 자금부 여신부
전산부 저축추진부 신탁증권부 홍보실등의 과장회의와 부장회의가 잇달아
열려 실무적인 부분까지 가다듬는다. 그러나 이 결과가 곧바로 은행장에게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영업점창구직원들과 실무직원등 20여명이 모여 신상품에 관해 자유토론을
실시한다.

이른바 "브레인스토밍".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한 작업이 작명. 요즘같이 금융상품이 쏟아지는
상황에선 이름을 잘 짓기만하면 50%이상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또한번알찬예금"의 경우 "재예치정기예금" "재예치알찬예금"을 거쳐 최종
홍보단계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확정됐다.

주택은행의 이른바 "히트상품"은 이런 20개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
"고객만족의 첫번째 조건은 뭐니뭐니해도 좋은 상품 아니겠습니까. 우수한
상품을 가진 제조업체만 살아남을 수있듯이 첨단상품을 가지는 은행만이
궁극적으로 고객의 욕구를 수용할수있다고 봅니다" 박종대은행장의
말에서도 주택은행이 올해 중점을 두는 고객만족경영의 핵심은 질좋은
상품임을 금방 느낄수있다. 금리자유화와 금융자율화시대에 주택은행을
일류의길로 내닫게하는 동력은 끊임없이 개발되는 독창적 상품이다.

<하영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