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그룹이 13일 쌍용자동차의 새 주인 후보로 선정됐다. 인수합병(M&A) 실패 등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던 쌍용차가 이번엔 회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쌍용차는 상장폐지와 관련해 이날 한국거래소로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개선 기간도 부여받았다.

쌍용차와 매각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법원 허가를 받아 M&A 공고 전 인수 예정자로 KG컨소시엄을 이날 선정했다. 컨소시엄은 KG그룹 계열사인 KG스틸홀딩스와 사모펀드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 별도로 쌍용차 인수를 추진했던 파빌리온PE 등으로 구성됐다.

입찰에는 KG컨소시엄, 쌍방울그룹, 이엘비앤티가 참여했다. 인수대금으로 KG컨소시엄은 약 9000억원, 쌍방울그룹은 약 8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엘비앤티는 평가에서 제외됐다. 쌍용차는 “인수대금 및 인수 후 운영자금에 대해 총액뿐 아니라 자금 조달 계획 증빙과 투입 형태까지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인수대금을 납입하지 못한 에디슨모터스와의 M&A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KG그룹은 계열사 KG ETS의 환경에너지사업부를 매각해 5000억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현재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 4000억원에 달한다. 쌍용차는 1조5000억원가량의 빚이 있다.

비료회사인 경기화학을 모태로 설립된 KG그룹은 KG스틸 KG케미칼 KG이니시스 등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KG그룹은 “쌍용차와 철강사업은 물론 친환경과 2차전지 소재사업 등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KG그룹주는 줄줄이 급락했다. KG스틸우는 가격제한폭(30%)까지 떨어진 29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쌍용차는 다음주 KG컨소시엄과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한 뒤 공개매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공개입찰에서 다른 후보가 KG컨소시엄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 조건부 투자계약이 해제되고, 최종 인수 예정자가 될 수 있다. 쌍방울그룹은 이날 “개별적으로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혔던 KG그룹과 파빌리온PE가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은 입찰 담합”이라며 “효력금지 가처분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일규/박시은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