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 '삼성' 떼고 새 출발
르노삼성자동차가 사명에서 ‘삼성’을 떼고 ‘르노코리아자동차’로 새롭게 출발한다. 삼성카드가 보유 중인 르노삼성차 지분(19.9%) 매각이 연내 완료되면 삼성과 르노의 합작관계는 22년 만에 청산된다.

르노삼성차는 새 사명을 르노코리아자동차로 확정하고 16일부터 공식 변경 절차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삼성그룹은 2000년 르노그룹에 삼성차를 매각하면서 10년 주기로 르노가 삼성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은 2020년 8월 끝났고, 2년의 유예기간도 올 8월 종료된다.

르노삼성차 2대 주주(19.9%)인 삼성카드는 작년부터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중국계 완성차 업체 등이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더 이상 르노와의 제휴에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르노도 20년간 국내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쌓은 만큼 삼성 없이도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코리아는 사명 변경에 따라 새로운 태풍 로고도 함께 공개했다. 태풍 형상을 이루는 역동적인 선들은 르노코리아의 정체성을 대변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끊임없이 선사하는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르노코리아는 앞으로 국내에서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앞서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그룹인 지리홀딩스와 손잡고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합작모델을 개발해 2024년 선보이기로 했다. 지리홀딩스 산하 볼보의 플랫폼과 하이브리드 기술을 바탕으로 르노의 디자인을 더해 부산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이달 새로 취임한 스테판 드블레즈 사장은 “이번 신차 프로젝트는 미래를 개척하는 진정한 시작”이라며 “한국 시장에 가장 적합한 차를 개발하고 수출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