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대표 준대형 세단 더 뉴 그랜저.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현대차의 대표 준대형 세단 더 뉴 그랜저.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현대자동차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올해도 국산차와 수입차 판매 1위 왕좌를 지키며 독주체제를 이어갔다.

2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와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벤츠는 각각 누적 71만9368대, 6만7559대 판매돼 국산차·수입차 시장에서 각각 1위 자리에 오를 전망이다. 12월 집계가 남았지만 2위와의 격차가 벌어진 데다 올해 월 평균 판매량을 고려하면 양사의 1위가 확실시된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현대차는 이미 11월까지 국산차 2위 기아차(51만3543대)와 판매 격차를 20만대 이상 벌렸다. 기아차의 월 평균 판매량은 4만7000여대 수준으로, 순위가 뒤집힐 가능성은 매우 낮다. 수입차 2위 BMW도 누적 5만2644대로 추격하고 있지만, 월 평균 판매량이 5000여대에 그치는 만큼 1만5000대 가까운 차이를 좁히긴 어려워졌다.
메르세데스-벤츠∙현대차 로고. 사진 = 각사
메르세데스-벤츠∙현대차 로고. 사진 = 각사
현대차와 벤츠의 판매량은 지난 5년간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왕좌를 지켜왔다. 현대차는 △2016년 65만8642대 △2017년 68만8939대 △2018년 72만1078대 △2019년 74만1842대의 판매 실적을 거둔 바 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자 내수 중심의 물량 공세를 펼쳐 판매량 증대를 이뤄냈다.

5년간 현대차의 내수 실적을 책임진 주역은 '회장님차'에서 '오빠차'를 넘어 '국민차'로 자리매김한 그랜저다. 고급차 이미지를 고수하던 그랜저는 한층 젊어진 모습으로 변화를 꾀하면서 기존 주 고객층인 50~60대를 넘어 30~40대 소비자까지 사로잡았다.

그 결과 2017년 13만2080대 판매량으로 정점을 찍은 후 꾸준히 10만대 이상 판매량을 달성하며 국산차 베스트셀링카에 4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11월에 이미 누적 13만6384대가 팔리는 기염을 토하며 종전 최다 판매 기록(2017년)을 갈아치웠고, 2010년 쏘나타가 세운 연간 15만대 고지에도 도전한다.

아반떼와 쏘나타도 지난 4년간 각각 연 6만~10만대 판매를 유지했고 '서민의발' 소형트럭 포터도 매년 9만대 이상 팔리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싼타페와 투싼, 팰리세이드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돌풍에 힘입어 판매량을 뒷받침했다. 싼타페는 최근 4년새 국내 시장에서 연 평균 8만대 이상 팔렸고, 팰리세이드도 출시 이후 연 평균 5만대 이상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사진 =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사진 =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벤츠는 BMW의 '7년 왕좌'를 빼앗은 2016년부터 5년 연속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벤츠는 2016년 5만6343대 판매고를 올리며 수입차 단일 브랜드 중 처음으로 연간 판매 5만대 선을 넘어섰다. 이후에도 △2017년 6만8861대 △2018년 7만798대 △2019년 7만8133대 등 판매량은 매년 상승세를 유지했다.

벤츠의 질주 중심에는 E클래스가 있었다. E클래스는 출시 이후 매년 베스트셀링 모델 톱 5에 들어갔고, 2016년에는 국내 출시 3년 만에 수입차 최초로 단일 모델 10만대 판매 기록을 달성했다. 2018년과 지난해에는 E300 4매틱과 E300이 나란히 연간 베스트셀링 모델 1~3위 자리를 석권히는 모습도 보였다. 올해도 2만7720대가 팔려 벤츠 실적의 43%를 차지했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 상황에도 이변은 없었다"며 "독주체제를 이어가고 있는 현대차와 벤츠가 어김없이 국내 시장에서 1위 타이틀을 가져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