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XM3가 사전계약 12일 만에 계약대수 5500대를 넘어섰다. 사진=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 XM3가 사전계약 12일 만에 계약대수 5500대를 넘어섰다. 사진=르노삼성자동차
국내 자동차 시장이 점차 위축되는 가운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국내 완성차 5사 모두 신차를 선보이며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신차 출시가 이어지고 선택지가 늘어나면서 차량을 비교해야 하는 소비자는 더 복잡한 계산을 하게 됐다. 지난해 소형 SUV 시장을 뜨겁게 달군 셀토스와 코란도부터 올해 새롭게 등장한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XM3 등 5종의 차량을 비교해봤다.

◇ 저렴한 가격? 옵션 따라 다 다르다

국산 소형 SUV들은 세부 모델과 트림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2000만원대 가격을 형성한다. 간혹 1000만원대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기도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옵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가격이 싼 경우 운전이 불편한 수동 모델이거나 주력 모델이 아니고 대부분 기능이 빠진 미끼상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대로 3000만원을 넘기는 경우 역시 소형 SUV에서 수요가 제한적인 사륜구동(4WD) 모델이거나 성능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 디자인에 특화한 경우로 한정된다.
현대차 코나는 1.6 가솔린 모델에서 가장 높은 프리미엄 트림 가격이 2190만원 수준이다. 다만 옵션 등을 감안하면 가격은 더 높아진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 코나는 1.6 가솔린 모델에서 가장 높은 프리미엄 트림 가격이 2190만원 수준이다. 다만 옵션 등을 감안하면 가격은 더 높아진다. 사진=현대자동차
각 제조사가 주력하는 모델과 트림을 중심으로 차종별 가격을 살펴보면 낮게는 2190만원부터 높게는 2490만원까지로 구성된다. 차량별로는 △현대차 코나 1.6 가솔린 프리미엄 트림 2190만원 △코란도 1.5 가솔린 C5트림 2292만원 △르노삼성 XM3 TCe 260 RE트림 2293만원 △한국GM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1.35 가솔린 프리미어트림 2384만원 △기아차 셀토스 1.6 가솔린 터보 노블레스 2490만원 등이다.

다만 반자율주행 기능, 대화면 디스플레이 등 선호 옵션을 추가하면 실제 구매 가격은 더 높아지기에 정확한 비교는 어려운 편이다. 어느 차량에서는 기본으로 제공되는 기능이 다른 차량에서는 추가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옵션으로 제공되는 경우도 있다. 제조사 의도와 달리 실제 소비자 수요가 특정 트림에 쏠리기도 한다. 르노삼성이 최근 선보인 XM3는 사전계약 물량의 85.8%를 주력 모델인 TCe 260이 차지했지만, 세부 트림에서는 대부분이 최상위 RE 시그니처(2532만원)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 여유로운 실내? XM3 · 코란도
쌍용차 코란도는 2675mm의 축간거리와 551L 적재공간을 갖췄다.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차 코란도는 2675mm의 축간거리와 551L 적재공간을 갖췄다. 사진=쌍용자동차
소형 SUV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은 뒷좌석 공간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소비층이 미혼이나 신혼부부가 중심을 이루는 만큼, 운전석 또는 조수석까지 2인만 탑승하거나 뒷좌석에 사람을 태우더라도 어린 자녀를 고려하는 정도에 그치는 탓이다. 다만 뒷좌석에도 사람을 태우는 일이 잦다면 실내공간을 따져봐야 한다. 실내공간은 축간거리로 가늠하는데, 5종 가운데 XM3가 2720mm로 가장 길다. 중형 SUV에 맞먹을 정도인데, 그만큼 뒷좌석 공간에도 여유가 생긴다. 트렁크 용량도 513L를 갖춰 비교 차량 가운데는 넓은 편에 속한다.

짐을 많이 싣는다면 쌍용차 코란도도 눈여겨볼 만하다. 코란도는 디럭스급 유모차를 넉넉하게 실을 수 있도록 동급 최대인 551L 적재공간을 갖췄고 뒷좌석을 접으면 더 넓은 공간 확보가 가능하다. 통상 SUV는 뒷좌석 승차감이 나쁘다는 문제가 있는데, 코란도는 완충장치로 멀티링크를 채용해 승차감도 준수하다. 축간거리 역시 2675mm에 달하기에 뒷좌석에 사람이 타기에 불편함이 없다.

◇첨단사양? 셀토스 · 트레일블레이저
지난해 국내 소형 SUV 시장 왕좌를 차지한 기아차 셀토스. 사진=기아자동차
지난해 국내 소형 SUV 시장 왕좌를 차지한 기아차 셀토스. 사진=기아자동차

기아차 셀토스는 하이클래스 SUV를 표방한 만큼 현대차그룹의 첨단 안전·편의사양이 빼곡히 들어갔다. 차량이 차로를 유지하며 달리는 레벨2 반자율주행 기능은 물론 차로 중앙을 유지하며 달리는 레인 센터링 기능이 탑재됐다. 단순한 레벨2 반자율주행 차량은 차로를 이탈할 때만 조향에 개입한다. 때문에 외부에서 보면 술취한 운전자처럼 좌우로 휘청대며 차로를 유지하는 모습이 되어버린다. 셀토스는 차량이 능동적으로 차선 중심을 파악하고 안정적으로 주행하도록 개입한다. 국산 소형 SUV 가운데 레인 센터링을 지원하는 차량은 셀토스와 코란도 정도에 그친다. 8인치 크기의 컴바이너 타입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10.25인치 내비게이션, 동급 유일의 고속도로주행보조(HDA) 등도 셀토스가 가지는 장점이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스마트폰과 인포테인먼트를 무선으로 연결하는 기능이 동급 최초로 추가돼 유선 케이블을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애플 카플레이를 무선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안드로이드 오토 역시 구글이 수용하면 즉시 무선 이용이 가능해진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듀얼 커넥션 블루투스 핸즈프리 시스템 등 운전자를 복잡한 케이블에서 해방시켜줄 기능들도 다양하게 들어갔다. 컴바이너 타입 HUD를 탑재한 것은 물론 간단한 킥 모션으로 손쉽게 트렁크를 열 수 있는 쉐보레 보타이 프로젝션 핸즈프리 파워 리프트게이트가 적용됐다.

◇ 친환경? 코란도 · 트레일블레이저 · XM3
한국GM이 올해 초 출시한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사진=한국GM
한국GM이 올해 초 출시한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사진=한국GM
환경오염이 부각되며 저공해차량에 대한 수요도 증가세에 있다. 높은 연비를 바탕으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면 연료비가 줄어드는 효과를 동반한다. 배출가스를 억제하면 대기오염을 줄이는 것은 물론 다양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5종 차량의 공인 연비는 △XM3 13.2~13.7 km/L △트레일블레이저 12.9~13.2 km/L △코나 12.6~12.8 km/L △셀토스 11.8~12.7 km/L △코란도 11.3 km/L 순이다. 같은 거리를 달린다고 가정할 때 XM3를 선택한다면 연료비를 최대 21.2%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코란도는 3종 저공해 차량 인증을 획득해 다양한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서울시의 경우 공영주차장 50%할인, 지하철 환승 주차장 80% 할인, 주차장 남산 1/3호 터널 혼잡통행료 50% 할인, 공항 주차장 20~50%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차량이라도 보는 사람에 따라 평가가 엇갈린다. 일반적인 평가를 추종하기보단 소비자 개인이 각자의 상황에서 가장 중요하게 따질 요소가 무엇인지 정한 후 차를 선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