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60
S60
볼보자동차의 신형 S60이 지난 8월 국내에 상륙했다. 2010년 2세대 모델이 나온 이후 8년만에 완전 변경을 거친 중형 세단이다. 한층 역동적으로 바뀐 디자인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국내 판매 시작 이후 1주일 만에 누적 계약 대수가 2200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국내에 수입되는 S60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공장에서 생산된다. 직렬 4기통 싱글 터보 차저 T5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최고 출력 250마력, 최대 토크 35.7kgm의 동력 성능을 낸다. 세부 모델은 모멘텀과 인스크립션 두 개로 나뉜다. 가격은 각각 4760만원, 5360만원으로 미국보다 최대 1000만원가량 저렴하다. 지난 22일 상위 모델인 인스크립션을 몰고 서울과 광주를 왕복했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

S60의 첫인상은 날렵하고 세련된 느낌이 강했다. 이전 세대보다 차체가 낮아지고 길어진 영향이 크다. 전고(높이)는 1430㎜로 50㎜ 낮아졌고, 전장(길이)은 4760㎜로 125㎜ 길어졌다. 전륜 구동이지만 후드는 길게, 프런트 오버행(앞바퀴 중심부터 자동차 앞쪽 끝까지 길이)은 짧게 뽑아 후륜 스포츠카의 비례감을 만들어냈다.

확 바뀐 디자인도 강렬한 인상을 더했다. ‘토르의 망치’로 불리는 T자형 LED(발광다이오드) 주간주행등을 헤드램프보다 더 돌출해 강조했다. 세로형 그릴 내부 패턴은 안쪽으로 살짝 접어 역동적인 느낌을 냈다. 후면은 이전 세대보다 더 각이 잡힌 모습이다. 좌우를 잇는 날카로운 선을 활용해 견고하고 단단한 이미지를 풍겼다.

실내는 화려함보다 아늑함에 초점을 맞췄다.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시트는 안락했다. 천연 나파 가죽에 통풍·온열, 마사지 기능이 있고 허리등뼈 지지대는 위치 조정도 가능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달린 9인치 디스플레이에 잡다한 버튼을 몰아넣어 심플함을 강조했다. 강물에서 떠내려온 나무를 재활용한 마감재로 포인트를 준 대시보드와 조수석에 달린 손톱 크기의 스웨덴 국기가 포근함을 더했다.

실내 공간도 넉넉하다. 휠베이스(앞바퀴와 뒷바퀴 차축 간 거리)가 2872㎜로 이전 세대보다 96㎜ 늘었기 때문이다. 앞좌석 1074㎜, 뒷좌석 895㎜의 여유로운 레그룸(다리를 뻗는 공간)을 확보했다. 다만 뒷좌석 가운데 바닥이 높이 솟아 있어 불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향 시스템에도 각별히 신경 썼다. 영국의 하이엔드 스피커인 바워스&윌킨스(B&W)가 적용돼 풍성한 음질을 감상할 수 있었다. B&W는 BMW 7시리즈, 마세라티, 맥라렌 등에 들어가는 고급 음향 시스템이다.

'볼보 S60' 외모는 날렵, 속은 아늑…오토파일럿이 운전까지 해주네
장거리 운전에 제격인 ‘오토 파일럿’

S60을 운전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기능은 ‘오토파일럿’이었다. 운전자가 설정한 최대 속도에 맞춰 앞차와의 거리와 차로를 유지하는 자율주행 기능이다.

차량 흐름이 원활한 호남고속도로에서 오토파일럿 기능을 켰다. 최대 속도는 시속 110㎞로 맞췄다. 차량은 정확히 설정 속도를 유지하며 달렸다. 앞차와 가까워지면 재빠르게 속도를 줄였다. 앞차와의 거리를 길게 혹은 짧게 설정할 수도 있다. 차량은 차선을 정확히 인식하고 차로 가운데를 올곧게 달렸다. 스티어링휠에 손을 얹어놓은 상태로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조작할 필요가 거의 없어 피로감이 확실히 적었다. 비가 내리는 야간 등 육안으로도 차선 인식이 어려울 때는 안전을 위해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S60에는 파일럿 어시스트 II와 시티세이프티, 사각지대경보시스템(BLIS) 등으로 구성된 인텔리세이프 시스템이 기본으로 장착된다. 이 가운데 파일럿 어시스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은 미국에서 280만 원 상당의 패키지로 판매되는 유상 옵션이다.

5년 또는 10만㎞의 무상수리를 보증해 유지 및 관리에 대한 부담도 크지 않다. 수입차업계 최고 수준이다. 정기점검을 비롯해 진단 서비스, 엔진오일 및 필터, 에어클리너, 에어컨 필터, 브레이크액, 브레이크 패드, 와이퍼 블레이드 등 각종 소모품을 무료로 교체할 수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