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공식 출시한 상용차 '마스터(Master)' / 사진=르노삼성
르노삼성자동차가 공식 출시한 상용차 '마스터(Master)' / 사진=르노삼성
국내 소형 트럭 시장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신차를 앞세운 르노삼성자동차가 뛰어들어서다. 현대·기아자동차가 독점하고 있는 시장에 균열이 가면서 주도권 경쟁이 벌어지게 됐다.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져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3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마스터’는 이달 초부터 계약을 받은 결과, 건수 500여 대를 돌파했다. 올 연말까지 들여오기로 한 초도물량 300대를 훌쩍 뛰어넘은 성과를 냈다.

회사 관계자는 “대리점을 찾는 소비자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며 예상보다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 물량은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객의 차량 인도 시기를 앞당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마스터는 프랑스 르노그룹의 상용차 주력 모델이다. 지난해 전 세계 43개국에서 46만2859대 팔릴 정도로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에 내놓은 모델은 2.3L 트윈 터보 디젤(경유) 엔진을 장착했다. 6단 수동 변속기가 맞물린다. 최고 출력이 145마력, 최대 토크가 34.7㎏·m다. 전장(길이) 5050㎜와 롱보디 버전(5550㎜) 두 가지로 나왔다.

르노삼성은 ‘안전성’을 최대 강점으로 꼽았다. 차량 전면부에 충격 흡수 기능을 강화했고 차체자세제어(ESC),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 경사로 밀림방지장치(HSA) 등을 장착했다.

김태준 르노삼성 영업본부장(상무)은 출시 당시 “소형 트럭 시장은 차종이 부족해 선택지가 몇 안 된다”면서 “마스터가 독점 구조를 깨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사진=기아자동차
/ 사진=기아자동차
소형 트럭 시장은 그 규모가 연 26만 대 정도다. 현대차 포터와 기아차 봉고는 16만여 대 판매돼 전체 판매량의 61.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기아차는 도전자 등장에 발맞춰 연식 변경으로 맞대응했다. 지난 29일 안전·편의 사양을 강화한 ‘2019 봉고Ⅲ’를 출시했다.

2019 봉고Ⅲ는 전 트림(세부 모델)에 후방주차 보조시스템, 운전석 에어백을 기본 탑재했다. 강성을 확보한 ‘ㄷ’자 프레임은 안정적인 화물운송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밖에 구입 시 최초 6개월간 월 납입금을 면제해 주는 할부 상품을 운영 중이다.

현대차는 포터 뿐 아니라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그랜드 스타렉스 밴을 판매하고 있다.

다만 마스터가 현대·기아차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엔 역부족이란 분석도 있다. 용달 행상 등 자영업자가 많은 시장의 특성상 가격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마스터 판매 가격은 세부 모델별로 2900만~3100만원으로 책정됐다. 2019 봉고Ⅲ(1494만~2064만원) 대비 최대 1000만원 가까이 비싸다.

업계 관계자는 “소형 트럭은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많이 찾는 차”라며 “여러 사양보다 가격을 가장 우선순위에 둔다”고 말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