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없이 든든하다… 아이들 챙기는 '아빠차'로 딱
“부드럽고 조용하다.”

현대자동차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형 싼타페를 몰아보고 바로 든 생각이다. 신형 싼타페 외관에서는 강인함이 느껴진다. 묵직한 차체와 날렵해진 측면부 이미지에서 오는 느낌이다. 시동을 걸고 주행을 시작하자 싼타페는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 강인함보다는 안락함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고속도로를 달려도 소음이 없고 부드럽게 치고 나갔다. 사전계약자 중 절반이 3040세대인 이유를 알 만했다. 아이가 있는 가정의 패밀리카로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족스러운 주행 성능

지난 21일 경기 고양시와 파주시 일대 30㎞ 구간을 신형 싼타페를 타고 달렸다. 시동을 걸자 7인치 컬러 LCD(액정표시장치) 화면이 켜졌다. 신형 싼타페는 속도와 연비 등 주행 정보를 LCD 화면을 통해 전달한다. 주행모드는 컴포트, 스마트, 에코, 스포츠 등 네 가지. 바뀔 때마다 계기판 색상이 변했다.

차량 앞 유리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설치됐다. 주행 속도와 내비게이션이 유리창에 떠올랐다. 운전 중에 내비게이션을 보기 위해 계속 고개를 돌려야 하는 수고를 덜어줬다. 강한 햇빛이 비쳐도 선명함을 유지했다. A필러(앞 창문과 운전석 사이 기둥)가 이전 모델에 비해 얇아져 주행 중 사각지대도 줄어들었다.

시내 주행에선 승차감이 돋보였다. 신호에 걸려 브레이크를 밟자 부드럽게 차가 멈춰 섰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흔들림이 적었다. 연비를 높이기 위해 정차 시 자동으로 시동이 꺼지는 ‘스톱 앤드 스타트’ 기능은 아쉬웠다. 디젤 차량인 탓에 시동이 다시 걸릴 때마다 미세한 소음과 흔들림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스톱 앤드 스타트 기능은 운전자가 켜고 끌 수 있다.

자유로를 달릴 때는 경쾌한 주행감이 느껴졌다. 가속페달을 밟으니 디지털 계기판 바늘이 부드럽게 올라갔다. 시속 100㎞를 넘어도 흔들림이 적어 운전이 불안하지 않았다. 속도를 더 올려도 소음이 없었다. 회사 관계자는 “패밀리카로 승부하기 위해 주행 시 흔들림과 소음을 최소화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승객을 지켜주는 ‘캄테크’

현대차는 ‘캄테크(calm-tech)’ 정신을 바탕으로 한 안전기능을 신형 싼타페에 담았다. 캄테크란 사용자가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편의를 제공하는 신기술이다. 안전 하차 보조와 후석 승객 알림 기능이 세계 최초로 도입됐다.

뒷좌석에 가방과 겉옷을 놓고 시동을 끄자 뒷좌석을 확인하라는 메시지가 떴다. 가방과 겉옷을 동승객으로 인지해 후석 승객 알림 기능이 작동한 것이다. 뒷자리 승객 알림 기능은 영유아나 반려동물을 차량에 남겨두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뒷좌석에 앉아 2열 실내 공간을 확인한 뒤 뒷문 손잡이를 당기고 문을 밀었지만 열리지 않았다. 어린이가 갑자기 문을 열고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차일드록’이 작동해서다. 안전 하차 보조는 여기서 한 단계 더 진화한 기능이다. 차일드록을 해제해도 승객이 차에서 내릴 때 다가오는 차량이 있으면 경고를 보내고, 뒷좌석 문을 계속 잠가둔다. 뒷좌석에 앉은 승객이 뒤에서 다가오는 차에 부딪히는 사고를 막아준다.

현대차는 국산차 최초로 △전방 충돌 보조 시스템 △차로 이탈 보조 시스템 △운전자 주의 경고 시스템 △하이빔 보조 시스템을 전 모델에 기본 적용했다. 급커브 구간을 지날 때 핸들이 먼저 반응했다. 차로를 벗어나지 않도록 알아서 핸들이 움직였다. 차가 밀리는 느낌도 없었다. 30㎞ 구간의 주행을 마치고 연비를 확인해 보니 12.7㎞/L를 기록했다. 공식 복합연비(2.0 디젤모델·19인치 타이어 기준)는 13.5㎞/L다.

신형 싼타페 가격은 트림(세부모델)별로 디젤 2.0 모델이 2895만~3635만원, 디젤 2.2 모델은 3410만~3680만원, 가솔린 2.0 터보 모델은 2815만~3115만원이다.

고양=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