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시장이 차갑게 식었다. 4월 신규 고용이 전달의 절반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시장에서는 오는 9월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는 모양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물가 추이보다 고용 지표에 집중하겠다”고 언급한 직후 나온 조사 결과여서다.

美 4월 고용, 차갑게 식어…다시 고개 드는 금리인하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가 17만5000개로 집계됐다고 3일 발표했다. 작년 10월(15만 개) 후 최저치다. 전월 기록인 31만5000개는 물론 골드만삭스 추정치(27만5000개)도 크게 밑돌았다. 올해 1월엔 35만 개를 웃돈 미국 노동시장이 빠르게 얼어붙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함께 발표된 4월 실업률은 전월 대비 0.1%포인트 오른 3.9%를 기록했다. 전문가 추정치(3.8%)보다 높았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2% 오르는 데 그쳐 전망치(0.3%)를 밑돌았다.

금융시장에선 Fed가 이르면 9월부터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의 요건으로 지금까지 물가 목표 2%만을 내세우던 파월 의장이 지난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기자회견에서 처음으로 고용시장 둔화를 추가했다는 점에서다.

이날 고용 지표가 발표된 직후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0.1%포인트 이상 급락해 장중 한때 연 4.6%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 역시 0.09%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미국 S&P500지수 선물과 나스닥 선물 모두 1% 이상 뛰었다. 자산운용사 찰스슈와브 영국지사 상무인 리처드 플린은 “미국 노동시장의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며 “예상치 못한 경기 둔화로 Fed가 고금리 기조를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