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성장 여력 남았나…엔비디아, 실적에 숨죽인 시장 [글로벌마켓 A/S]
미국 주요 30개 기업을 지수화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사상 처음 종가 기준 4만 선을 돌파했다. 뉴욕증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덜어낸 뒤 다음 주로 다가온 엔비디아의 2025회계연도 1분기 실적을 기다리며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현지시간 17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17포인트, 0.12% 오른 5,303.27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엔비디아의 주가 하락 여파로 전날보다 12.35포인트, 0.07% 하락한 1만6,685.97에 그쳤다.

다우존스 지수는 하루 만에 134.21포인트 0.34% 상승을 더해 종가 기준 4만 3.59로 3년여 만에 사상 최고가를 썼다. 1896년 집계를 시작한 다우존스 지수는 1999년 IT버블 당시 첫 1만선을 돌파했고 8년 만인 2017년 1월 25일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규제 완화 기대로 2만 선을 넘었다. 2020년 11월 24일에는 팬데믹을 극복할 백신 개발과 대선 불확실성이 사라지며 3만 선을 기록했고, 이후 3년 6개월 만에 새로운 지표를 남겼다.
AI 성장 여력 남았나…엔비디아, 실적에 숨죽인 시장 [글로벌마켓 A/S]
● 주말 앞두고 한산한 시장..중소형주만 널뛰기



실적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밈 주식과 중소형 종목들이 개별 이슈에 따라 큰 등락을 기록했다.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대표적인 공론장 역할을 해온 레딧은 인공지능 혁명을 이끌고 있는 오픈AI와 파트너십 체결에 10% 급등했다.

레딧은 플랫폼 내 게시판 등 이용자들이 남긴 창작물에 대한 OpenAI의 실시간 접근을 허용하고 광고 파트너로 유치하기로 했다. 오픈 AI는 대규모 언어모델 학습과 GPT-4o 등의 결과물 출력에 해당 데이터를 활용할 예정이다. 파이퍼샌들러는 이번 계약으로 레딧의 연간 매출액이 5천만 달러에서 6천만 달러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포효하는 고양이(Roaring Kitty)'로 알려진 키스 길의 트윗 이후 급등했던 게임스톱, AMC엔터테인먼트는 사흘째 급락을 이어갔다.

게임스톱은 이날 투자자들에게 공개한 1분기 예비 실적에서 2,700만 달러~3,700만 달러의 적자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분기 매출은 8억 7,200만 달러에서 8억 9,200만 달러 사이로 전망했다. 이는 월가의 컨센서스인 10억 달러는 물로 지난해 기록한 12억 4천만 달러를 모두 하회하는 기록이다.

게임스톱은 또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제프리스를 통해 최대 4,500만 주의 보통주 지분을 매각한다고 공개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유동성과 선물옵션 거래로 급등했던 게임스톱은 연이은 악재에 이날 하루 19.7% 내린 주당 22.21달러에 그쳤다. 또한 주가 급등을 틈타 자본 확충을 시도한 AMC엔터테인먼트도 5.17% 내린 4.4달러를 기록했다.
AI 성장 여력 남았나…엔비디아, 실적에 숨죽인 시장 [글로벌마켓 A/S]
● 다음 달 주주총회 앞둔 테슬라..큰손 설득에 난항



미국 최대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는 호재와 악재가 엇갈렸다. 중국 내 자율주행 서비스 제공 기대를 높이는 한편 감원 등 비용 절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상하이 지방정부는 중국 당국의 보안 심사를 거치지 않고 국외로 전송가능한 데이터 목록 선별에 들어갔다. 해당 목록에는 바이오, 뮤추얼펀드와 함께 지능형 차량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이와 별개로 완전자율주행을 위한 중국 내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의 행보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로빈 델홀름 테슬라 이사회 의장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에베레스트에 올라가는 일"이라며 주주 설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어디에 투표할지를 떠나 주주 50%에 해당하는 표를 얻는 것은 거대한 산을 오르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델라웨어 고등법원은 지난 1월 31일 판결에서 2018년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가 맺은 급여 보상 패키지를 무효화했다. 당시 판결에서 법원측은 "거만한 주인에 순종하여 이사회가 감독 의무를 소홀이 했다"고 지적했다. 일론 머스크는 이에 소셜미디어 X(트위터)를 통해 본사를 델라웨어 밖으로 옮기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델홀름 의장은 "(일론 머스크는) 누구에게도 강요하지 않았다"며 "그가 테슬라에 헌신하느냐하면 전적으로 믿고 있다"며 신뢰를 보냈다.

이런 가운데 개인 투자 자격으로 테슬라 지분을 약 27만여주 보유한 레오 코구한 SHI인터내셔널 회장은 본인의 X를 통해 법인의 텍사스 이전과 보상 패키지, 킴벌 머스크 등의 이사 재선임에 모두 반대한 투표지를 공개했다. 최근까지 테슬라 지분을 높여온 그는 "경영진이 바뀌어야 할 시점"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3월말 현재 테슬라 지분을 보유한 기관 투자자는 뱅가드(7.32%), 블랙록(5.91%), 스테이트스트리트(3.51%), 지오드캐피탈(1.78%), 모건스탠리(1.26%) 등이다. 일론 머스크는 13.0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AI 성장 여력 남았나…엔비디아, 실적에 숨죽인 시장 [글로벌마켓 A/S]
● 투자자들 거래 멈췄다..숨죽인 엔비디아 실적



오는 22일 2025회계연도 1분기 실적을 공개하는 엔비디아는 이날 1.99%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월가에서 전망한 엔비디아의 실적은 매우 낙관적이다.

1분기 매출 전망치는 246억 5천만 달러로 지난해 대비 240% 늘고, 순이익은 128억 7천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80% 증가로 집계됐다. 조정 주당순익은 5달러 17센트로 지난해 기록한 82센트 대비 530%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씨티그룹은 핵심 실적인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전망치인 210억 달러에 부합할 것으로 봤고, 파이퍼샌들러도 호퍼 아키텍처 기반 수요 강세로 실적 경신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키뱅크 캐피탈은 "하반기 차세대 블랙웰 GPU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는 한편 수요 둔화는 제한적"이라면서 목표주가 1,200달러,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엔비디아의 이번 실적도 지난 4분기와 같이 데이터 센터 부문의 추가적인 성장 여력, 수요 대비 공급 부족이 나타난 H100 이후 제품들의 공급 여건 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또한 미중간 반도체 갈등으로 인한 중국 시장 매출 변화도 관건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올해 초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컨퍼런스에서 전체 데이터센터 전체를 부품으로 판매한다며 "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업체들보다 훨씬, 훨씬 더 높은 것"이라고 자신했다. 엔비디아는 현재 설치된 데이터센터는 약 1조 달러의 가치로 매년 2,500억 달러씩 성장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