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서 전체 학교 60% "무조건적인 조사관 투입 바꿔야"
우려가 현실로…학폭 조사관제 불만에 전북교육청 개선책 '고민'
일선 학교 현장에서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제'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이달 초 도입 당시부터 제기됐던 학생과의 유대감 및 전문성 부족 등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은 29일 "최근 일선 학교에서 간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의 60%가량이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제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학교들이 문제 삼는 대목은 모든 학교폭력 사건에 대해 전담 조사관을 투입하도록 하는 현행 규정이다.

이 때문에 교내에서 자체 처리할 수 있는 사소한 폭력 사건도 공식화되고, 이 과정에서 학교와 교사들의 역할이 원천 배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들 학교는 경미한 사안 등은 교사들이 자체적으로 처리하도록 길을 열어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조사관들의 전문성 부족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교사들보다 학교와 학생, 학교폭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보니 원만한 처리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우려가 현실로…학폭 조사관제 불만에 전북교육청 개선책 '고민'
이는 조사관들이 학생과 정서적 유대감이 전혀 없는 데다 전문성이 부족해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초기의 우려와 맥을 같이 한다.

이에 따라 전북교육청은 우선 조사관들에 대해 추가 교육을 할 방침이다.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제는 교사들이 맡았던 학교폭력 사건에 대한 조사와 보고서 작성을 외부의 조사관이 맡고, 이들이 가해 학생의 징계 문제를 다루는 위원회에도 참석하도록 한 제도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어린 학생들 입장에서는 생면부지의 외부인이 와서 조사하기 때문에 크게 불안해하고 과도하게 위축되는 일이 많다고 한다.

특히 경찰 출신이 많아 조사 과정에서 더욱 불편을 느끼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따라 전북교육청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제도 개선책을 마련해 교육부와 협의할 방침이다.

다만 현재 규정에는 일선 교육청의 재량권이 반영될 여지가 많지 않아 어려움이 예상된다.

우려가 현실로…학폭 조사관제 불만에 전북교육청 개선책 '고민'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학기에 처음 도입된 제도이다 보니 현장에서 여러 문제가 보고되고 있다"면서 "이른 시일 내에 개선책을 만들어 제도가 안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전국의 많은 교육청에서도 공통으로 겪고 있는 문제인 것으로 안다"며 "교육부도 적극적으로 협의에 응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