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 총리 "법·수사 방식 달라…중국에서 경찰 훈련 받는 것은 계속"
섬나라 피지, 자국 내 중국 경찰 철수시켜…치안협력은 유지
중국과 치안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태평양 섬나라 피지가 자국에서 활동하던 중국 경찰들을 최근 본국으로 돌려보냈다고 피지 총리가 밝혔다.

시티베니 라부카 피지 총리는 28일(현지시간) 공개된 호주 A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법체계 및 수사 방식과 그들이 달랐고, 우리는 중국 경찰들이 배치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피지 경찰과 함께 근무하던 중국 경찰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결정에 대해 중국과 지속해서 논의할 계획이지만 중국으로부터 이를 재검토해달라는 요청을 받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중국과의 치안 협력을 유지하기로 했으며 피지 경찰이 중국에서 교육받는 것은 계속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중국과 피지는 2011년 도주 피의자 체포와 범죄 수익 회수, 경제 범죄·사이버 범죄·테러·인신매매의 예방 및 단속, 정보 교환, 훈련을 포함한 인적 교류, 장비 공급 등을 담은 양국 경찰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중국 경찰은 3∼6개월 단위로 피지에 머물면서 활동했고, 피지 경찰은 중국에서 훈련받아왔다.

이런 관계는 얼핏 보면 협력 관계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워싱턴포스트(WP)는 피지에서 활동하는 중국 경찰이 피지의 경찰 행정과 사법 주권을 흔드는 '월권'으로 보일 수 있는 일들을 벌여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2017년 중국인 인터넷 사기 피의자들이 피지에서 붙잡혔을 때 피지에 파견 나와 있던 중국 경찰이 직접 피의자를 조사하는 등 사실상 수사를 진두지휘했다.

이런 가운데 2022년 친미 성향의 라부카 총리가 취임했고, 중국과의 치안 협력을 중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아직은 협력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

라부카 총리는 "많은 태평양 지도자는 자국 내 중국의 영향력 강화가 결국 민주적 규범과 가치를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며 "검증된 민주적 시스템이 가져오는 평화에 대해 많은 사람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새로운 이념과 접근 방식이 우리의 삶을 점령하면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