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공세에 고전' 미얀마군, 탱크 등 중무기 없이 '국군의날' 열병식
미얀마 군정 수장 "일부 강대국, 반군 지원 통해 내정간섭 시도"
소수민족 무장단체의 거센 공세에 고전 중인 미얀마 군사정권 수장이 군 기념일 행사에서 저항 세력을 강하게 비난했다.

28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전날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국군의날' 행사에서 "무장단체들이 민주적 가치와 연방주의에 기반을 둔 연방국가 건설로 가는 길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일부 강대국이 군정에 저항하는 무장단체를 지원하며 내정 간섭을 시도하고 있다"며 지원 중단을 촉구했다.

다만 그는 국가명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무장단체들이 마약 밀매, 천연자원 밀수, 불법 도박 등에 연루돼있다고도 비판했다.

이어 반군이 폭력과 약탈을 저지르고 혐오를 퍼뜨리고 있으며, 군부는 세계 언론인과 소셜미디어(SNS) 사용자가 만드는 가짜뉴스 표적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3월 27일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중 자국을 점령한 일본군을 상대로 한 미얀마의 무장 저항을 기념하는 날이다.

군부는 매년 이날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해왔고, 이날도 군인 수천 명이 참가했다.

다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탱크와 미사일 등 중무기를 거의 선보이지 않았다.

매년 오전 개최되던 열병식이 이번에는 오후 5시 15분에 시작됐다.

열병식에 동원된 화력이 크게 줄어든 것은 수세에 몰린 미얀마군 현 상황을 반영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소수민족 무장단체 아라칸군(AA), 타앙민족해방군(TNLA),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으로 구성된 '형제동맹'은 지난해 10월 27일 북부 샨주에서 군정 타도를 외치며 합동 공격을 시작했다.

이후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산하 시민방위군(PDF)과 다른 지역 무장단체들이 가세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국경 지역 다수 도시와 기지를 빼앗기며 위기를 맞자 군정은 강제 징집을 시행하는 등 병력 보강에 골몰하고 있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이끄는 군부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둔 2020년 11월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군정은 애초 지난해 총선을 치를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반군과의 교전에 따른 국가 불안정을 이유로 선거를 미뤄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