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 헬스장이 속옷 차림으로 신체 일부를 노출한 자신의 보디 프로필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 홍보용으로 이용했다며, 법적 대응을 고민하는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27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자신을 20대 9급 공무원이라고 밝힌 A씨의 이 같은 고민이 알려졌다. A씨는 "친하게 지내던 헬스장 트레이너와 보디 프로필에 관해 대화를 나누다 사진작가를 소개받고 계약했다"며 "며칠 뒤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은 내가 생각했던 컨셉과 달리 성적인 느낌이 많이 나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트레이너를 통해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고, 사진작가는 사진 보정과 잔금 처리는 보류하겠다고 문자를 보내왔다"면서도 "그런데 무슨 일인지 다음 날 사진작가는 보정한 사진을 나에게 보내왔고, 확실하게 말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컨셉이 생각하던 것과 달라 더는 진행이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 사진작가도 이를 받아들이고 사진을 폐기했다고 한다. 문제는 그다음에 발생했다. A씨는 "트레이너가 운영하는 헬스장 블로그에 내 보디 프로필 사진이 올라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며 "트레이너에게 '내 사진을 어디서 얻었냐'고 물었더니, 사진작가가 보정본을 트레이너에게도 보낸 거라고 했다"고 황당해했다.

그는 "보디 프로필 사진은 속옷 차림으로 노출이 있는 편이라 개인 소장만 하려고 한 것인데, 누구나 볼 수 있는 블로그에 공개돼 수치심을 느꼈다"며 "혹시나 내가 아는 사람이 봤을까 봐 걱정되고, 주민센터에서 일하는데 민원인이 알아보면 큰 문제가 될 것 같다"고 호소했다. 또 이번 일을 통해 우울증이 생겨 병원에 다니고 있다며 변호사에 조언을 구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을 보면, 카메라 등을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한 자를 처벌할 수 있다. 해당 법 제2항에서는 그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반포한 자 역시 처벌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신진희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A씨의 경우 보디 프로필 촬영에는 동의했으므로 위 14조의 제1항은 문제 되기 어렵다"면서도 "동의가 있던 촬영이라도 그 촬영물을 반포하는 등에 대해서는 A씨가 동의하지 않았으므로, 사진작가에 대해서는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2항에 따라 고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신 변호사는 "A씨는 사진작가에 대해 민사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위 사진작가의 행동은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이러한 불법행위로 A씨가 정신적인 고통을 받았으므로, A씨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금액이 크기는 어렵지만 인정될 여지가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블로그에 무단으로 A씨의 프로필 사진을 올린 헬스트레이너와 관련해서는 "A씨의 동의 없이 모두가 볼 수 있는 블로그에 이제 게시를 한 거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손해배상 소송도 가능할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일반적으로 사진 촬영 시에도 사진작가와 계약서를 작성할 텐데, 보디 프로필과 같이 노출 등이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한 경우에는 계약서에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 사항에 대해서도 조항을 추가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처음 계약 시부터 작가가 어디에도 유출하지 않겠다고 하는 비밀 유지 조항을 명시하거나, 이를 어길 경우에 대한 위약벌을 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씨처럼 중간에 계약을 취소하게 될 경우에도 기존 촬영물을 폐기하는 것을 확약하고, 이를 어길 시에 대해서도 위약벌 등을 정하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조언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