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도, 서건창도 고개 갸웃…선수들은 ABS에 여전히 적응 중
제구 좋은 베테랑 투수 양현종도, 2014년 201안타를 친 교타자 서건창(이상 KIA 타이거즈)도 고개를 갸웃거리고 쓴웃음을 지었다.

카메라로 찍은 투구 궤적을 보고 컴퓨터가 스트라이크와 볼을 결정하는 자동 투구 판정시스템(ABS)에 양현종과 서건창은 한 번씩 당했다.

2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선발 등판한 양현종은 6회 1사 후 볼넷을 거푸 내준 뒤 마운드를 임기영에게 넘겼다.

정훈 타석 때 낮게 깔아 던진 회심의 일구가 볼 판정을 받자 양현종이 깜짝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결국 양현종의 컨트롤은 갑자기 일관성을 잃었다.

이에 앞서 롯데 선발 투수 찰리 반즈를 무너뜨릴 비장의 카드로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서건창은 0-0인 2회 2사 1, 2루 찬스에서 몸쪽에 높은 볼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되자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입맛을 다셨다.

양현종도, 서건창도 고개 갸웃…선수들은 ABS에 여전히 적응 중
서건창은 "볼 같았는데 스트라이크 선언이 나와 당황했다"며 "기계가 찍는 것이라 어쩔 수 없다.

ABS에 좀 더 적응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양현종의 소감은 좀 더 구체적이었다.

그는 "개인 의견인데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의 ABS는 높은 볼에는 스트라이크 콜이 후하고 낮은 볼은 스트라이크로 잘 잡아주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그 스트라이크존은 해당 구장에서 열리는 3연전 기간에는 동일하게 유지될 것이기에 앞으로 투수들과 ABS 스트라이크 존을 잘 상의해봐야겠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다른 구장에서도 광주 구장과 같은 느낌을 받을지는 경기를 치러봐야 알 것 같다면서 ABS에 완벽하게 적응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KIA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는 1, 3루 스카이박스에 각각 1대, 전광판 쪽에 1대를 합쳐 3대의 카메라가 투구의 궤적을 찍어 컴퓨터로 전송한다.

현재까지 ABS를 경험한 선수, 지도자 대다수는 큰 각도를 그리며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 밋밋하더라도 스트라이크존 높은 곳에 형성된 변화구나 속구 등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KBO 사무국은 ABS 스트라이크 존 상한선을 타자 신장의 56.35%, 하한선을 27.64% 지점으로 설정해 올 시즌 운영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