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의료계를 향해 내년도 의료 예산을 함께 논의할 것을 제안하라”고 26일 참모진에게 지시했다. 예산 편성에 의료계의 의견을 반영하는 수준을 넘어 아예 의사들을 편성 과정에 참여시키자는 뜻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보건의료 분야를 안보·치안 등과 같은 반열에 두고 과감한 재정투자를 하겠다”며 “정부와 의료계가 하루빨리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야 보건의료 분야 재정 지출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내년 예산 편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에는 충북 한국병원 의료진과 만난 자리에서 “보건의료 분야 예산 규모가 정해져야 불요불급한 지출을 조정하면서 지역의료 인프라 확충, 필수 의료에 대한 보상 강화, R&D(연구개발) 사업 등의 규모를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현장 의료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의료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동시에 의료계를 향해 정부와의 대화에 응해줄 것을 요청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정치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이미 결정된 의대정원 2000명 확대 외에 모든 의료개혁 과제에 의료계 의견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