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테리아서 지구까지…"'소리'로 하나 되는 광주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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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광주비엔날레 9월 7일부터
한국 전통 '판소리' 주제로 연대 의식 표현
2년마다 열리는 국제 미술전
전세계 30개국서 73명 참가
베네치아 비엔날레 부스 운영 등 '종속' 논란도
한국 전통 '판소리' 주제로 연대 의식 표현
2년마다 열리는 국제 미술전
전세계 30개국서 73명 참가
베네치아 비엔날레 부스 운영 등 '종속' 논란도
"최근 어딜 가더라도 한국 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걸 실감합니다.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미술전 중 하나인 광주비엔날레에서 예술의 본질이 무엇인지, 비엔날레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이정표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니콜라 부리오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은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엽적인 '광주 정신'에 국한되기보단 국경 분쟁과 디아스포라, 기후변화 등 인류 보편적인 주제를 두루 탐색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995년 시작된 광주비엔날레는 '아시아 최대의 미술 축제'로 손꼽힌다. 아트페어가 '큰손'들이 몰려드는 미술 장터라면, 비엔날레는 그 나라의 문화 수준을 보여주는 일종의 박람회다. 2년마다 열리는 광주비엔날레의 15번째 전시회는 오는 9월 7일부터 12월 1일까지 86일간의 대장정에 오른다.
일부 작가들은 인간 이외의 사물로도 경계를 넓힌다. 기계, 동물, 영혼, 박테리아 등 다른 형태의 생명체들을 관찰하며 우리의 공간을 개방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비앙카 본디의 '별의 연못에서 점치다'(2024)가 대표적이다. 소금물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을 통해 물질 간 상호작용, 더 나아가 삶과 죽음의 순환과 덧없음을 드러낸다. 포화한 인간으로부터 시작해 점차 확장하는 전시 구성은 전시장 인근 광주 양림동 일대 부대행사로 뻗어나간다. 전시 '소리숲'은 양림동의 옛 파출소와 빈집 등을 활용해 사운드 프로젝트와 관객의 참여에 기반한 다양한 협업 작업을 소개한다.
30여개 국가가 참가하는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도 광주 시내 곳곳에서 열린다. 여러 나라에서 온 작가들이 광주의 지역적 특수성과 연계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행사다. 특히 지난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은 일본 대표단은 광주 지역 역사 연구에 기반한 작품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다른 비엔날레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가, 자칫 광주비엔날레의 위상에 흠집이 생길까 걱정된다"고 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부스를 차리는 것은 종속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으로 발전해나가기 위한 것"이라며 "언젠가 베네치아 비엔날레 등 국제 미술전들도 광주에 와서 함께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안시욱 기자
니콜라 부리오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은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엽적인 '광주 정신'에 국한되기보단 국경 분쟁과 디아스포라, 기후변화 등 인류 보편적인 주제를 두루 탐색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995년 시작된 광주비엔날레는 '아시아 최대의 미술 축제'로 손꼽힌다. 아트페어가 '큰손'들이 몰려드는 미술 장터라면, 비엔날레는 그 나라의 문화 수준을 보여주는 일종의 박람회다. 2년마다 열리는 광주비엔날레의 15번째 전시회는 오는 9월 7일부터 12월 1일까지 86일간의 대장정에 오른다.
광주비엔날레, '세계를 아우른 전시회' 꿈꾼다
올해 광주비엔날레의 주제는 '판소리, 모두의 울림'이다. 17세기경 한반도 서남부에서 기원한 판소리는 소리꾼이 북소리에 맞춰 긴 이야기를 풀어내는 전통예술이다. 부리오 감독은 "소리와 공간이 함께하는 오페라 같은 전시회"라며 "개인의 공간부터 지구 전체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공간을 구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세계를 아우른 전시회'라는 기획 의도처럼 참여 작가의 면면도 다양하다. 6대륙 30개국에서 온 작가 73명이 출품을 앞두고 있다. 한국 작가 최하늘, 전혜주, 김영은 등 11명을 제외하곤 대부분 해외 작가들로 꾸려졌다.박테리아부터 지구까지…'소리'로 하나 되는 광주
이들의 이야기는 전시장 1층의 좁은 터널 같은 공간에서 출발한다. 포화한 도시 사회의 피로감과 갈등을 표현한 작품들이 배치될 예정이다. 나이지리아 출신 작가 에메카 오그보의 작품이 제일 먼저 관객을 맞이한다. 날카로운 노이즈를 연상케 음향 작업이다. 인종 문제를 다룬 노엘 앤더슨, 카스트 제도의 모순을 담은 아폴 파틸 등 사회 분열을 조명한 작가들이 들어선다. 2층은 보다 열린 공간 같은 느낌을 연출할 계획이다. 도시에서 벗어났지만, 산업화로 인해 변형된 자연을 탐구한다. 중국 작가 쳉 신하오의 '층위와 표석'(2023~2024)'은 작가가 중국에서 미얀마까지 걸어가며 인간에 의해 파괴된 환경을 조명한 영상 작업이다. 크로아티아 출신 도라 부도어의 '수동적 여가'(2024)는 뉴욕 리틀아일랜드 재개발 사업의 어두운 이면을 파고든다.일부 작가들은 인간 이외의 사물로도 경계를 넓힌다. 기계, 동물, 영혼, 박테리아 등 다른 형태의 생명체들을 관찰하며 우리의 공간을 개방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비앙카 본디의 '별의 연못에서 점치다'(2024)가 대표적이다. 소금물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을 통해 물질 간 상호작용, 더 나아가 삶과 죽음의 순환과 덧없음을 드러낸다. 포화한 인간으로부터 시작해 점차 확장하는 전시 구성은 전시장 인근 광주 양림동 일대 부대행사로 뻗어나간다. 전시 '소리숲'은 양림동의 옛 파출소와 빈집 등을 활용해 사운드 프로젝트와 관객의 참여에 기반한 다양한 협업 작업을 소개한다.
30여개 국가가 참가하는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도 광주 시내 곳곳에서 열린다. 여러 나라에서 온 작가들이 광주의 지역적 특수성과 연계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행사다. 특히 지난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은 일본 대표단은 광주 지역 역사 연구에 기반한 작품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세계 무대 꿈꾼다면서…베네치아 비엔날레 '종속' 논란도
일각에선 광주비엔날레가 '다른 국제 미술 행사에 지나치게 종속적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광주비엔날레가 오는 4월 18일부터 11월 24일까지 열리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특별전 '마당-우리가 되는 곳' 부스를 차리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한 미술계 관계자는 "다른 비엔날레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가, 자칫 광주비엔날레의 위상에 흠집이 생길까 걱정된다"고 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부스를 차리는 것은 종속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으로 발전해나가기 위한 것"이라며 "언젠가 베네치아 비엔날레 등 국제 미술전들도 광주에 와서 함께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안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