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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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페소화 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미 월가 투자은행(IB)들이 멕시코 페소화에 대한 매수 포지션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 중앙은행이 2021년 이후 3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통화가치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멕시코 경제도 견조한 모습을 보이며 페소화 가치가 더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파생상품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 12~19일 멕시코 페소화에 대한 레버리지 펀드의 매수 계약이 4만 5186건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3월 이후 최대치다. 기관투자가의 페소화 롱(매수) 포지션 계약은 총 17만 3897건으로 지난 2022년 12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고공행진 하는 중이다. 지난 21일 멕시코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깜짝 인하했다. 통화정책 전환(피벗)이 시작됐다는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이 때문에 멕시코 페소화 가치가 계속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멕시코 페소화 환율은 지난해 달러당 16페소대로 하락했다. 2015년 이후 페소화 가치가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이다. 2022년에는 1달러당 페소화 환율이 20페소를 웃돌았지만, 지난해 견조한 경제 성장에 힘입어 16페소까지 떨어졌다. 올해 중앙은행의 피벗이 겹치며 페소화 가치는 더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26일 기준으로 페소 환율은 달러당 16.68페소를 기록했다.
멕시코 낙관론 확산…페소화 레버리지 배팅 1년 만에 최대치
시장에서는 페소화 가치가 더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본 중앙은행이 17년 만에 금리 인상을 결정하며 마이너스 금리 시대가 8년 만에 종식해서다. 일본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각국의 금리차를 활용한 '캐리 트레이드'가 더 활성화될 것이란 설명이다. 캐리 트레이드는 저금리로 자본을 조달해서 고금리 국가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중남미 기관투자가들은 일반적으로 일본과 멕시코의 금리차를 활용해 엔화와 페소화에 캐리 트레이드 거래를 해왔다. 이에 따라 멕시코에서 자본을 조달해 일본 국채에 투자하는 수요가 더 커질 전망이다. 멕시코 페소화 수요도 덩달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외환 트레이더들은 멕시코 중앙은행이 향후 6개월간 기준금리를 0.5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며 "완만한 전환을 통해 페소화 가치는 장기간 안정적으로 상승할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