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통역사 불법 도박 몰랐다…오히려 절도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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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40)의 불법 도박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으며, 오히려 절도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오타니는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스타디움 프레스 박스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미즈하라가 도박 중독으로 생긴 빚을 갚기 위해 내 계좌에서 돈을 훔쳤다"며 "내게 거짓말을 했기에 난 그의 계획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미즈하라는 지난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미국프로야구(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도 오타니와 동행해 그의 옆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오타니의 서울시리즈 첫 경기가 끝난 후 미즈하라의 도박 연루설이 전해졌고, 다저스 측은 즉각 해임했다. 미즈하라의 상습 도박 사실이 알려진 후 오타니는 구단과 법률대리인을 통해 입장을 밝혔지만, 직접 입을 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타니는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통역사 윌 아이레튼과 함께 자리했다. 오타니는 "미즈하라의 도박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건 지난 20일 MLB 서울시리즈 첫 경기가 끝난 뒤 클럽하우스에서 팀 미팅을 했을 때였다"며 "나는 스포츠에 베팅하거나 불법 브로커에게 돈을 지불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내 기분을 말로 표현하기가 정말 어렵다"며 "내가 믿었던 누군가가 이런 일을 했다는 사실에 매우 슬프고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곧 시즌이 시작되므로 이 문제는 내 변호사들이 처리할 것"이라며 "나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모든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즈하라는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캘리포니아에서 성장했고, 고등학교 시절 축구선수로 활약한 이력이 있다. 오타니와는 그의 일본 팀인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미국 선수들의 영어 통역사로 일하면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타니가 2017년 말 다저스와 계약을 맺으면서 그의 개인 통역사가 됐다.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MLB 경기뿐 아니라 사적인 영역까지 함께하며 가족과 같은 동반자로 꼽혔다. 지인들도 "두 사람이 서로 떨어져 있는 모습을 거의 볼 수 없었다"고 증언할 정도다. 개인 통역사일 뿐 아니라 비자, 운전면허, 핸드폰 개통, 렌트 계약, 운전사, 캐치볼 상대 등 생활 전반에 도움을 줬고, 미디어 관리 등 오타니와 관련된 모든 일은 미즈하라를 통해 이뤄졌다. 그뿐만 아니라 미즈하라의 아버지가 일식집을 운영하면서 오타니의 식단을 직접 챙기는 것도 유명한 일화다. 하지만 미즈하라가 수십억원 상당의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파탄이 났다.
미 연방 수사 당국은 지난 1월 불법 도박 업자 매튜를 수사하던 중 오타니가 매튜 측에 두 차례에 걸쳐 50만달러(약 6억7000만원)씩 이체한 기록을 확인했다. 이 정보를 입수한 ESPN이 지난 19일 오타니 홍보 담당자에게 문의한 결과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빚을 대신 갚아줬다. 최대 송금 한도액인 50만달러를 수차례에 걸쳐 (보여 측에) 보냈다"는 답을 받았다.
같은 날 미즈하라도 ESPN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오타니에게 (도박 관련) 사정을 얘기해 빚을 갚았다"고 했다. 미즈하라의 빚은 총 450만달러(약 61억원)였고 이를 8~9회에 걸쳐 나눠 보냈다는 것.
하지만 하루 만에 미즈하라의 말이 바뀌었다. 오타니 측은 ESPN에 "미즈하라가 거짓말을 했다"며 "오타니는 (그의 도박 빚 문제를) 몰랐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오타니의 증언이라고 언론에 전해진 말은 모두 미즈하라를 통해 나온 것인데, 통역사이자 매니저인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답을 전하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하면서 '가짜뉴스'가 나왔다는 설명이었다.
오타니 측 법률대리인도 "오타니가 대규모 절도 피해자란 사실을 확인했다"고 정정하는가 하면, 미즈하라도 ESPN에 "오타니는 내 도박 빚 문제를 전혀 몰랐다"고 전날의 증언을 철회했다.
또한 오타니는 미즈하라의 위법 행위가 알려진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계정 언팔로우를 하는 것은 물론 함께 찍은 사진들도 삭제했다.
오타니의 거리두기는 미국 내에서 불법 스포츠 도박을 엄중히 다루기 때문. MLB는 선수와 구단 직원이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 규칙을 어길 경우 1년간 출전이 제한되거나 영구 퇴출당할 수 있다.
특히 미국 연방법은 불법 도박업자의 빚 회수를 도운 사람도 도박 사업 종사자로 본다. 만약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불법도박 사실을 알면서도 송금했다면 그도 도박방조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오타니가 직접 나서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미즈하라와 연관 가능성에 대한 수사는 진행 중이다. 미국 국세청은 미즈하라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MLB 사무국도 오타니의 연루 여부를 살피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오타니는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스타디움 프레스 박스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미즈하라가 도박 중독으로 생긴 빚을 갚기 위해 내 계좌에서 돈을 훔쳤다"며 "내게 거짓말을 했기에 난 그의 계획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미즈하라는 지난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미국프로야구(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도 오타니와 동행해 그의 옆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오타니의 서울시리즈 첫 경기가 끝난 후 미즈하라의 도박 연루설이 전해졌고, 다저스 측은 즉각 해임했다. 미즈하라의 상습 도박 사실이 알려진 후 오타니는 구단과 법률대리인을 통해 입장을 밝혔지만, 직접 입을 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타니는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통역사 윌 아이레튼과 함께 자리했다. 오타니는 "미즈하라의 도박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건 지난 20일 MLB 서울시리즈 첫 경기가 끝난 뒤 클럽하우스에서 팀 미팅을 했을 때였다"며 "나는 스포츠에 베팅하거나 불법 브로커에게 돈을 지불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내 기분을 말로 표현하기가 정말 어렵다"며 "내가 믿었던 누군가가 이런 일을 했다는 사실에 매우 슬프고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곧 시즌이 시작되므로 이 문제는 내 변호사들이 처리할 것"이라며 "나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모든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즈하라는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캘리포니아에서 성장했고, 고등학교 시절 축구선수로 활약한 이력이 있다. 오타니와는 그의 일본 팀인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미국 선수들의 영어 통역사로 일하면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타니가 2017년 말 다저스와 계약을 맺으면서 그의 개인 통역사가 됐다.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MLB 경기뿐 아니라 사적인 영역까지 함께하며 가족과 같은 동반자로 꼽혔다. 지인들도 "두 사람이 서로 떨어져 있는 모습을 거의 볼 수 없었다"고 증언할 정도다. 개인 통역사일 뿐 아니라 비자, 운전면허, 핸드폰 개통, 렌트 계약, 운전사, 캐치볼 상대 등 생활 전반에 도움을 줬고, 미디어 관리 등 오타니와 관련된 모든 일은 미즈하라를 통해 이뤄졌다. 그뿐만 아니라 미즈하라의 아버지가 일식집을 운영하면서 오타니의 식단을 직접 챙기는 것도 유명한 일화다. 하지만 미즈하라가 수십억원 상당의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파탄이 났다.
미 연방 수사 당국은 지난 1월 불법 도박 업자 매튜를 수사하던 중 오타니가 매튜 측에 두 차례에 걸쳐 50만달러(약 6억7000만원)씩 이체한 기록을 확인했다. 이 정보를 입수한 ESPN이 지난 19일 오타니 홍보 담당자에게 문의한 결과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빚을 대신 갚아줬다. 최대 송금 한도액인 50만달러를 수차례에 걸쳐 (보여 측에) 보냈다"는 답을 받았다.
같은 날 미즈하라도 ESPN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오타니에게 (도박 관련) 사정을 얘기해 빚을 갚았다"고 했다. 미즈하라의 빚은 총 450만달러(약 61억원)였고 이를 8~9회에 걸쳐 나눠 보냈다는 것.
하지만 하루 만에 미즈하라의 말이 바뀌었다. 오타니 측은 ESPN에 "미즈하라가 거짓말을 했다"며 "오타니는 (그의 도박 빚 문제를) 몰랐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오타니의 증언이라고 언론에 전해진 말은 모두 미즈하라를 통해 나온 것인데, 통역사이자 매니저인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답을 전하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하면서 '가짜뉴스'가 나왔다는 설명이었다.
오타니 측 법률대리인도 "오타니가 대규모 절도 피해자란 사실을 확인했다"고 정정하는가 하면, 미즈하라도 ESPN에 "오타니는 내 도박 빚 문제를 전혀 몰랐다"고 전날의 증언을 철회했다.
또한 오타니는 미즈하라의 위법 행위가 알려진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계정 언팔로우를 하는 것은 물론 함께 찍은 사진들도 삭제했다.
오타니의 거리두기는 미국 내에서 불법 스포츠 도박을 엄중히 다루기 때문. MLB는 선수와 구단 직원이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 규칙을 어길 경우 1년간 출전이 제한되거나 영구 퇴출당할 수 있다.
특히 미국 연방법은 불법 도박업자의 빚 회수를 도운 사람도 도박 사업 종사자로 본다. 만약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불법도박 사실을 알면서도 송금했다면 그도 도박방조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오타니가 직접 나서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미즈하라와 연관 가능성에 대한 수사는 진행 중이다. 미국 국세청은 미즈하라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MLB 사무국도 오타니의 연루 여부를 살피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