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단체들 /사진=연합뉴스(수원여성의전화 제공)
행사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단체들 /사진=연합뉴스(수원여성의전화 제공)
내달 경기도 수원에서 열리는 성인 페스티벌과 관련해 여성단체들이 성(性) 착취 행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행사를 중단시켜달라는 국민 청원까지 등장했다.

최근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는 'XX초등학교 50m 거리에서 열리는 성매매 엑스포 행사 중단 요청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수원에서 거주하고 있다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수원시 도심 한복판에서 성인 엑스포가 개최된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지난해 해당 행사에서 진행된 프로그램을 열거하고는 "경악했다"고 밝혔다.

A씨가 언급한 행사는 한 성인 콘텐츠 제작업체가 주최하는 성인 페스티벌 '2024 KXF The Fashion'으로, 내달 20일부터 이틀간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의 민간 전시장 수원메쎄에서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2회째 개최되는 이 행사는 성인 인증을 거쳐야 참여할 수 있으며, 일본 성인비디오(AV) 배우들이 참석한다.

A씨는 "우리나라는 엄연히 성매매가 불법인 나라인데 유사 성매매와 다를 바 없는 행사가 도심 한복판에서 열린다는 게 너무 화가 난다"면서 "더 화가 나는 건 행사가 열리는 곳 반경 50m 거리에 초등학교가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용인시 초등학교 근방 200m 거리에 '리얼돌 체험관' 사업장이 개업을 준비한 일이 있었는데 용인시와 용인교육지원청이 발 벗고 나서서 해당 사업장을 교육환경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고, 교육환경보호법 제10조에 근거해 사업장 폐쇄 조치도 했다"면서 수원 성인 페스티벌 역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성을 돈 주고 사거나 팔 수 있는 걸로 취급하는 행사가 열리지 않게 국민 여러분의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수원여성의전화 등 7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수원여성단체네트워크와 30여개 시민단체가 모인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는 지난 12일 수원역 문화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행사의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여성의 신체를 '놀이'로 소비하고 있기에 심각한 성폭력"이라며 "남성의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 성매매를 자연스럽게 만드는 문화를 조장하는 공간, 여성을 성 착취하는 장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