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e-코너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e-코너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자동차가 ‘바퀴 달린 스마트폰’으로 진화하면서 자동차 부품 업체들도 체질 전환에 사활을 걸었다. 전동화와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등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선점하는 업체가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새로운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할 1등 제품군을 키워내고 있다. 다양한 모빌리티에 최적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가 되겠다는 게 이 회사의 비전이다.

가장 힘을 싣고 있는 분야는 전동화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 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 통합한 솔루션 개발과 배터리 관리 시스템 고도화, 차량 전장화에 발맞춘 부품 전환 등이 시급한 과제다. 현대모비스는 이런 가운데 전동화 핵심 부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세계 2위 완성차 제조사 폭스바겐으로부터 수조원대 배터리시스템 공급을 따낸 게 대표적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지난해 전동화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12조원을 돌파했다"며 "앞으로도 이 분야에서 글로벌 수주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미래 모빌리티에 적합한 신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위아래로 둘둘 말리는 차량용 '롤러블 디스플레이'와 운전자의 자세, 심박, 뇌파 등 생체 신호를 분석해 안전 운전을 돕는 '스마트 캐빈 제어기'는 현대모비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술이다. 자동차가 제자리에서 회전하거나 게처럼 수평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차세대 전기차 구동 기술 'e-코너 시스템'을 일반도로에서 주행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런 기술력을 기반으로 올해 그룹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제외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핵심 부품 수주를 93억4000만달러(12조5700억원) 규모로 따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수주 실적 92억2000만달러(12조2000억원)를 뛰어넘겠다는 목표다. 회사 관계자는 "기술 혁신 과정에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품질과 안전"이라며 "안정적인 양산 품질과 현지 생산 거점 운영 등을 바탕으로 올해도 공격적인 수주 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전환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점을 인정받아 올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글로벌 존경받는 기업'에 선정됐다. 전 세계 300여 기업 가운데 국내 회사로는 현대모비스를 포함해 단 네 곳이 포함됐다. 특히 자동차 업종에선 현대모비스가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