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과 MZ 직원 간 토론회서 경영 위기 극복 아이디어 '톡톡'
"내가 사장이면 업무용 차 셀프 세차"…적자 LX, 직원들의 생각
"업무용 차량을 셀프 세차하는 등 비용을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
창사 이래 지난해 첫 적자(110억원)를 기록한 LX 한국국토정보공사의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 직원들의 참신한 위기 극복 아이디어가 눈길을 끌고 있다.

LX는 전날 서울지역본부에서 어명소 사장과 40세 이하 직원들로 구성된 내부 위원회인 '제4기 밀레니얼 보드' 위원들(15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 위기 속, 내가 사장이라면?'이라는 주제로 토론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경영진을 겨냥해 소신있는 아이디어를 낸 위원도 있었다.

한 위원은 "회삿돈을 내 돈이라고 생각해봤다"면서 "경영 위기 상황에서 업무용 차량의 세차를 스스로 하는 등 비용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다른 위원들도 공사의 위기 진단부터 극복 방안까지 경영 전반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제시했다.

한 위원은 "조직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충분한 위기감이 있어야 한다"며 "그릇된 위기감을 건설적 위기감으로 바꿀 수 있도록 경영진의 명확한 방향 제시와 유대감 형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측량 수요 감소와 인건비 부담 등으로 적자가 났음에도 경영진과 직원의 소통이 부족했음을 에둘러 꼬집은 발언이었다.

또 다른 위원은 "자기 계발을 위한 휴직은 본인이 한 단계 성장할 기회"라며 "휴직 보장은 결국 공사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위기 상황에서 한 박자 쉬어가는 것도 괜찮다는 색다른 의견을 냈다.

이 밖에 사업 마케팅을 위한 전문인력 채용, 수평적 조직문화 조성, 육아휴직 기간 근무 인정 등 조직·경영 개선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어명소 사장은 "우리가 한마음으로 단결하고 힘을 합친다면 위기를 이겨내고 더 단단하고 건실한 공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LX는 지난해에 이어 앞으로도 적자가 예상됨에 따라 비상 경영체제를 선언하고 유휴자산 매각과 명예퇴직 확대 등 자구책을 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