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서울 강북을 공천은 저질 막장의 결정판이다. 자질 미달인 친명계 후보를 연이어 억지로 내리꽂더니 결국 사달이 나면서 모두 중도 낙마했다. 공천 룰 마구잡이 변경 등 온갖 불공정도 서슴지 않았다. 이재명 대표에게 비판적이었고, 당권·대선 잠재적 경쟁자인 박용진 의원을 솎아내기 위해 거듭 무리수를 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정봉주 후보는 숱한 부적절한 언행으로 논란을 낳은 사실들이 드러났는데도 민주당은 그를 경선에 붙였다. 30% 감점을 받은 박 의원을 이겼으나 ‘목발 경품’ 막말로 공천이 취소됐다면 차점자에게 기회를 주는 게 순리다. 그런데도 이 대표는 “차점자가 우승자가 되지는 않는다”며 연고도 없는 조수진 후보를 꽂아 넣었다.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에서 1등 후보가 공천 취소되자 친명계 차점자에게 기회를 준 것과 정반대다. 조 후보는 여성·신인 가점 25%를 받고, 상대는 감산 페널티를 받으니 경선은 해보나 마나였다. 경선 방식도 돌연 바꿔 친명 팬덤이 많은 전국 권리당원을 70%나 집어넣어 박 의원에게 불리하게 했다. 공당 공천이 이렇게 엿가락이어도 되나. 조 후보는 급하게 발탁되면서 전입 신고가 늦어져 본인 지역에 투표권조차 없는데, 어떻게 이런 사람을 후보로 내세우려 했는지 기가 찬다. 조 후보가 ‘길에서 (금)배지 줍는다’고 한 유권자 무시 발언과 박 의원을 향한 “썩어 없어지는 밀알 돼라”는 조롱은 자격 미달임을 증명하고도 남는다. 조 후보의 상식 이하 아동 성범죄 변호 내용과 노하우 공개도 엉터리 공천의 민낯을 드러낸다.

민주당은 “경선 탈락자가 재공천받은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며 박 의원을 끝까지 배제했고, 친명계 당 대변인이 어부지리로 최종 공천됐다. 대표 경선 때 “박용진 후보도 공천 걱정하지 않는 당을 만들겠다”는 이 대표의 말은 또 하나의 ‘안면몰수 화법’으로 남게 됐다. 이런 난장판 공천에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 오히려 이 대표는 민주당은 시스템 공천이 잘 작동하고 있고, 국민의힘에 별 해괴한 후보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 말 자체가 해괴하기 짝이 없다.